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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
136호
전문가 칼럼
인류와 한반도의 미래를 산림에서 찾는
강원세계산림엑스포
VIEW.491
배재수 국립산림과학원장

2023 강원세계산림엑스포가 9월 22일부터 10월 22일까지 강원도 고성군, 속초시, 인제군, 양양군에서 개최된다. 강원도는 이번 세계 산림 엑스포 주제를 ‘세계, 인류의 미래, 산림에서 찾는다!’라고 정하고 산림녹화, 산림복원, 산불방지 등 우리의 성공 경험을 국내외로 널리 알리는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나는 강원세계산림엑스포가 내건 주제가 깊은 고민 끝에 나온 것이라 믿는다. 

생물다양성협약(CBD)은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2050년 비전으로 설정하였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생물 자원인 산림관리 측면에서 바라보면 이용과 보전을 조화롭게 해야 인간의 삶이 나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국토 녹화 5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국립산림과학원은 국민에게 미래 산림의 역할과 기능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많은 국민은 목재와 공익 기능 가운데 하나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산림이 갖는 다양한 기능이 지속되기를 원하였다. 이런 측면에서 세계와 인류의 미래를 산림이 갖는 다양한 기능을 지속해서 발휘할 수 있는 산림관리에서 찾는 것은 당연하다. 인간은 숲을 떠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를 담는 산림관리를 임업 현장에서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임업의 바탕이 되는 산림 소유구조는 2021년 기준 1인당 1.9ha로 매우 영세하다. 나무를 심어 가꾸고 수확하는 비용은 계속 증가하는 반면 목재 가격은 정체 상태이다. 산림 탄소를 제외하면 산림의 다양한 공익 기능은 시장에서 거래 되지 못하고 있고, 2022년 도입된 공익형 임업 직불제 대상에도 제대로 포함되지 못하였다. 


이런 현실 속에서 나는 강원도에 주목한다. 우리나라 광역시도 가운데 산림 면적이 가장 넓고 임목 축적 역시 가장 높은 곳이 강원도이다. 대한민국 산림과 임업의 수도라 할 만하다. 강원도에서 개최될 세계 산림엑스포에서 국제사회의 산림관리 동향과 전망, 우리의 현실을 바탕으로 미래 지속가능사회에 이바지하는 우리의 산림과 임업의 역할을 찾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은 1960년대까지 일제강점기 식민지를 경험하고 해방 이후 남북분단과 연이은 사회적 혼란을 겪은 개발도상국이었다. 이런 역경을 딛고 우리는 반세기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산림 면적의 절반에 가까웠던 황폐지를 울창한 숲으로 전환하여 산림녹화 성공국이라는 국제적 평판을 얻었다. 이런 국 가적 산림녹화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세계에 알릴만한 강원도만의 산림 분야의 성공 모델은 무엇일까? 나는 ①과학적 산불 관리와 산림복원, ②산림순환경영의 실현, ③남북 산림 협력의 선도라 생각한다. 


강원도는 매년 크고 작은 산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위기를 잘 대처하면 기회가 된다. 매년 인명과 산림 자원에 큰 피해를 가져오는 강원지역의 산불을 과학적으로 잘 대처하고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한다면, 이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제사회에 좋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더불어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산불 피해지를 복원하는 다양한 방법을 현장에서 실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목적에 맞는 최적의 산림복원 방법을 제시하는 과학적 산림관리를 강원도가 선도할 수 있다. 


강원도는 풍부한 산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심고 가꾸고 수확하여 이용하고 다시 심는 산림순환경영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현장이다. 어려운 임업 여건 속에서도 산림이 갖는 다양한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영세한 산림소유구조를 해결하기 위하여 선도 산림경영단지를 확대 지정하고 목재 수확과 생태계서비스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국립 산림과학원은 2022년부터 홍천 국유림관리소가 관리하는 선도 산림경영단지를 대상으로 이를 고려한 최적의 산림경영 방법을 찾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산림 경영의 미래 역시 강원도에서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강원도는 1945년 남북 분단을 실제 겪은 곳이다. 일제강점기까지 강원도가 보유한 37%의 토지가 현재 북한에 존재한다. 남북한 모두 강원도가 존재하며 하나의 고성군은 남북으로 갈라져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반도의 생태축을 연결하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남북 산림 협력 사업을 선도할 수 있 는 당위성이 강원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강원도가 선도할 수 있는 3가지 분야 모두 오랫동안 연구를 수행하였다. 강원도가 과학적 산불관리와 산림복원, 산림순환경영을 할 수 있는 시범 사업, 남북 산림협력 의제를 발굴하고 사업을 이행하는데, 우리의 연구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는 말로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