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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
135호
Nature & Crafts taste
강릉의 특산물, 브랜드가 되다
VIEW.891
김혜정 본지 객원작가
윤문 조은노
사진 박상운•전영민

강릉의 브랜드 

감자옹심이·순두부·커피콩 빵  

지역 특산물, 지역 청년 고용, 지역 매장과의 연계로 매출 상승 이끌어  


   





# 프롤로그

감자, 커피, 순두부. 강릉 하면 떠오르는 음식들이다. 

이 지방 특산물에 색과 맛, 향과 감성까지 덧입혀져 이색 디저트를 선보였다. MZ세대와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온라인을 거쳐 입소문을 타고 지난 몇 년간 화제가 되더니 이제는 지역 경제의 한 축을 형성해 지역 브랜드로 우뚝 서고 있다. 

언론에 따르면 강릉시가 지난해 11월 방문객을 대상으로 ‘미식 도시 강릉의 음식 자산’을 설문 조사한 결과, 1위가 ‘커피’, 2위 ‘두부’, 3위로 ‘옹심이’가 꼽혔다. 이미 대중화된 지역의 대표 특산물, 그 익숙한 맛 위에 아이디어를 덧입힌 색다른 메뉴들로 도시 전체가 거대한 맛집으로 변신 중이다. 문화자산, 관광자산에 이어 음식 자산, 여기에 인적자산까지. 강릉은 나날이 자산이 늘고 있다. 












# 감자옹심이 커피 한 잔 어때요? 

  ‘감옹 커피’ 






커피 도시 강릉에서는 감자도 커피에 넣는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동서양의 재료를 조합한 주인공은 신동순 대표. 27년간 금융업에 종사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2019년, 강릉 초당동에 카페를 열었다. 상호는 두 딸이 지어준 ‘마더 커피’로 결정했다. 대표 메뉴를 고민하던 그는 어느 날 새알심을 먹다 쫀득한 식감에 커피를 접목해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2년간의 노력 끝에 커피에 감자옹심이를 결합한 ‘감옹 커피’를 개발, 고객에게 선보였다.


이곳의 ‘감자옹심이 커피’와 ‘감자 크림커피’는 슬슬 입소문을 타고 있다. 


누구는 신기해서, 어떤 이들은 지방 특산물을 활용한 이색 커피에 대한 호기심과 응원의 마음으로. 

작게 빚은 감자옹심이와 섞인 커피 향은 독특하다. 얼핏 보면 버블티에 넣은 타피오카 펄과 비슷하지만, 맛은 전혀 다르다. ‘감자 크림커피(감자 멜랑슈)’는 일반 생크림 대신 곱게 간 감자를 섞어 만든 크림을 얹어 몹시 진하고 부드럽다. 생크림과 커피를 한 번에 들이켜고 쫄깃한 새알심을 건져 먹는데 음료와 디저트를 동시에 즐기는 격이다. 무엇보다 속도가 중요하다. 감자옹심이는 굳기 전에 먹어야 그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감옹 빵’도 추천한다. 찐 감자와 감자옹심이, 우유와 버터로 빚어낸 뒤 빵 겉면에 검정 콩가루와 검정깨 가루를 뿌려 밭에서 막 캔 듯 감자 모양이다. 참 특별하다 싶다. 각별히 신경 쓴 부분이 바로 재료의 선별. 감자의 품종이 중요했다. 전분이 많고 쉽게 부서지지 않는 ‘두백 감자’를 선택했다. 아직도 강릉지역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감자 사용을 고집해 빵을 빚는다. 이렇게 해서 하루에 만들어낸 빵은 단 50개. 다 팔리면 더 만들지 않는다. 요즘은 감자 젤라토를 개발 중이다. 


향후 바람을 묻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욕심 없이 만들어낸 건강한 음료를 팔고 싶어요. 많은 이들이 강릉에 와서 맛보고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마더 커피 초당점 : 강릉시 강릉대로587번길 53. 033-652-6984 







민트 색의 감성을 입히다! 

  ‘강릉당 커피콩빵’ 

 


문을 열고 들어서자 특유의 달콤한 냄새가 코끝에 스몄다.

2020년 7월 출시된 ‘강릉당 커피콩빵’은 원두 모양의 촉촉한 빵 안에 에스프레소 잼과 팥 앙금이 들어 있어 한 입 베어물면 커피 향이 입안으로 번진다. 강릉 중앙시장의 1호점을 개점한지 2년 만에 성남동, 강릉역, 초당, 안목 해변, 강문 해변에 매장을 연달아 열었다. 


단숨에 지역 대표 브랜드로 떠오른 이곳의 주인은 최석훈 대표. 학창 시절을 오롯이 강릉에서 보낸 그는 에메랄드빛으로 번지는 동해의 느낌을 상표에 담아내고 싶어 각고의 노력 끝에 밝은 민트 색의 상자 포장을 제조했는데 이게 커피콩 빵의 상징적인 빛깔이 됐다. 


마술사로 활동했던 최 대표는 강릉에 ‘수상한 마법 학교’를 만들어 운영해오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관광객이 뚝 끊기면서 고민 끝에 디저트 분야로 지출, 커피콩 빵을 출시했다.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제조과정이나 재료, 비법을 유튜브를 통해 모두 공개한 열린 마케팅이 네티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강릉을 선물하세요.’라는 콘셉트로 차 별화를 시도한 전략이 적중했다. ‘ㅋㅍㅇㅃ’이 적힌 포장과 함께 올린 인증사진은 순례 명소로 인기를 끌며 강릉 여행 인증 코스로 등극했다. 소위 대박을 낸 것. 2020년 한 해에 4만 명이 다녀가 약 30만 개를 팔았다. 연간 매출이 30여억 원을 넘겼다. 2년 만에 이룬 성과다. 이제는 전국을 대상으로 70~80개 체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꿀, 감자, 콩 빵, 옥시기 콩 빵, 짬뽕 오징어순대를 활용한 새 메뉴도 개발 중이다. 


“결국 기획 싸움이에요. 강릉당 커피콩 빵의 성공은 마케팅의 힘입니다.” 


최 대표가 밝힌 성공 요인이다. 지역의 다른 매장과 협업으로 판매하고 있는 커피 잼과 더치커피도 덩달아 매출이 올랐고, 대관령에 있는 업체에서 로스팅한 원두로 만든 에스프레소를 납품받고 있다. 6개 매장에서 근무 중인 정규 직원 22명은 강릉의 청년들이다. 토박이 청년이 지역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도 한몫하고 있다. 





● 강릉당 커피콩빵

성남동 본점 : 강릉시 곶감전길 12. 0507-1336-6537      초당점 : 강릉시 강릉대로 587번길 22 1층. 0507-1341-6537 

중앙시장점 : 강릉시 중앙시장1길 17 22호. 0507-1440-0212      안목해변점 : 강릉시 창해로 14번길 6 1층. 0507-1377-6537 

강릉역점 : 강릉시 용지로 174-6 104호. 0507-1321-6537      강문해변점 : 강릉시 창해로 351-1. 010-5686-6537  







# 식사 메뉴에서 디저트 메뉴로 

  ‘순두부젤라또’ 






한 끼 식사였던 강릉의 순두부가 디저트의 강자로 떠올랐다. 주인공은 ‘순두부젤라또’. 


순두부의 고소함과 아이스크림의 단맛이 어우러진 신박한 메뉴를 개발한 청년 창업가 김범준 대표를 만나기 위해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 인근에 지난해 11월 오픈한 주문진점을 찾았다. 


초당동 출신의 그는 부모님이 운영하는 순두부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손님들이 먹을 만한 디저트를 고민하던 중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십 대 초반 독일에서 유학하며 즐겨 먹었던 젤라토에 순두부를 결합해보자 생각하게 됐다. 젤라토 본고장인 이탈리아로 가서 제조과정을 배운 뒤 부모님 가게에 딸린 6.6㎡  남짓의 콩 창고에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마침내 2017년 메뉴를 출시했고, 판매 후 6개월부터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초당동 콩 창고는 1호점이 됐다. 


“대체 무슨 맛일지 호기심이 생겨 찾아온다.”라는 고객들의 마음을 확인한 그는 메뉴 개발에도 공을 들였다. 인절미, 강릉 커피, 아로니아, 피스타치오, 녹차, 요구르트, 자색 고구마 등 다양한 재료를 접목해 16개의 메뉴를 선보였다. 이제는 초당동 본점과 안목 해변점(2호점), 주문진점(3호점), 삼척점(4호점)까지 매장이 4개로 늘었다. 연간 매출은 약 30억 원. 초당동 본점의 경우 성수기에는 하루 3천 명이 다녀갔다. 


입소문이 나면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판매하는 유사 브랜드 매장이 계속 생겼다. 최근에는 인근 타 시도로 번지고 있다. 지역의 청년이 일으킨 경제적 나비 효과가 제법 매섭다. 선두 주자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그는 최근 문을 연 주문진점의 화두를 문화 공간으 로 삼았다. 2층 매장에는 대형 피아노를 배치했으며 3층과 4층은 공연이 가능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꾸몄다. 


디저트 맛집의 문화공간 거점을 꿈꾸는 김 대표는 “디저트는 유행 속도가 빨라요. 그래서 변화를 고려해야 합니다. 3년 후에는 오스트리아 빈과 독일 함부르크 등 해외로 진출하려고 합니다. 향토 음식으로 국제 시장에 도전해 한국적인 맛을 알리고 싶습니다.” 라고 앞으로의 비전을 밝혔다. 


‘강릉 순두부젤라또’의 유럽진출을 꿈꾼다. 


강릉의 브랜드 커피 ‘테라로사 커피’도 파리로의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기대를 안 할 수 없다. 

강릉 브랜드의 세계화가 멀지 않은 듯싶다. 부디 성공 신화를 다시 한번 인터뷰 할 수 있기를. 





● 순두부 젤라또

1호점 초당점 : 강릉시 초당순두부길 95-5. 033-653-8344 

2호점 안목해변점 : 강릉시 경강로 2642 1~4층. 0507-1483-5537 

3호점 주문진점 : 강릉시 주문진읍 해안로 1603. 033-662-1007 

4호점 삼척점 : 삼척시 테마타운길 69 1동 2층. 010-4877-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