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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
134호
Nature & Crafts taste
수제 맥주를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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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민_강원도청 대변인실
사진 박상운_강원도청 대변인실

맥주의 정석 

수제 맥주를 만드는 강원인들


   




# 품질의 차이로 승부 본, 춘천 스퀴즈 브루어리


“맥주는 절대적으로 물이 중요합니다. 춘천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예요.” 펍 운영을 담당한 김대한 부장이 춘천 정수장 물을 고집하는 이유는 극명했다. 타 지역보다 미네랄 함량이 적어 양조사들이 원하는 대로 물을 조성하는데 용이하다는 점, 맥주의 근본에 충실했다. 


2018년 11월 김대헌 대표가 춘천 공지로 353에 세운 이 유럽풍 빨간 벽돌 양조장은 ‘잔에 술을 채운다’는 용어 스퀴즈(SQUEEZE)답게 16종의 다양한 수제 맥주를 만든다. 시초인 ‘353라거’는 출품과 동시에 2019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대상, 다크 초콜릿과 커피 풍미가 일품인 흑맥주 ‘밤이면 밤마다’는 올해까지 3회 연속 대상을 받은 인기 상품이다. 

김 대표의 고집은 주조 장비에서도 드러난다. 최고 품질의 맥주를 위해 230년 독일 전통 세계 정상급 주조 시설인 ‘카스파리(Caspary)’를 도입, 개업 당시 국내에 흔치 않은 이 설비를 보기 위해 전국의 양조사들이 춘천에 모여드는 진풍경을 만들었다. 2019년 대량 맥아즙 생산을 위해 인수한 전북 순창 맥주 공장은 올해 양조 설비 증축을 마치고 본격적 운영에 돌입했다. 국내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로 한 달에 360만 캔을 생산할 수 있다. 


장르를 넘어선 8종의 협업제품, 그중 말표산업, BGF리테일 CU와 만든 ‘말표 흑맥주’는 2020년 출시 3일 만에 30만 개 판매 기록을 세웠다. “2년간 코로나19로 참 힘들었는데, 말표 캔 맥주를 생산하면서 버틸 수 있었어요. 올여름엔 ‘강원 FC 맥주’에 이어 가수 이선희 씨와 컬래버로 ‘J에게’를 출시했어요. 라거와 복숭아 에일인데 인기가 좋아요.” 김 부장이 건넨 맥주는 잘 익은 백도를 한입 베어 문 듯 입 안 가득 달콤함을 안겼다. “맛이 참 좋네요. MZ 세대에게 딱이겠어요.” 필자의 반응에 김 부장이 미소로 답했다. 


지난 4월 강원도청, 춘천시와 3자 협약을 체결한 스퀴즈는 2023년까지 375억 원을 투자하여 동춘천산업단지에 세 번째 공장을 짓는다. 1만3,200㎡ 규모로 아시아 최대 맥주 공장이 될 전망이다.




# 수제 양조장 최초 해썹 획득한, 정선 아리랑 브루어리    


정선 신동대체산업단지 안, 폐광촌에서 맥주를 캐는 ‘아리랑 브루어리’가 있다. 30년 가까이 식품 가공 기계를 생산한 ㈜코세인 윤기목 대표가 2010년 정선으로 사업체를 옮기며 그 역사가 시작된다. 2016년 정선군이 1천㎡ 부지를 지원하고, 무균 살균기 등 발명특허를 가진 코세인이 주조 장비를 투자하여 지금의 양조장 모습을 갖췄다. 


“독일 전통 주조 방식을 따라 물, 효모, 홉, 맥아 4대 요소만 사용합니다. 산도조절제, 효모강화제 등 다른 첨가물은 일절 넣지 않아요. 대표상품인 필스너는 정선 특산물 곤드레만 첨가해요.” 펍에서 만난 김현선 실장의 말에 힘이 실려있다. 


660㎡(약 200평) 규모의 공장은 모든 문이 이중문으로 안팎 환경을 철저히 분리한다. 생산하는 맥주는 천장에 놓인 배관들을 통해 주조실, 발효실, 숙성실, 포장실로 이송하고, 20개 맥주 탱크와 배관 내부를 세척하는 CIP 시스템의 배관들도 천장으로 연결돼있다. 먼지 한 톨, 물기 하나 없는 청결한 바닥이 이곳 자부심을 말해주는 듯했다. 


“무엇보다 위생을 우선시합니다. 4년 전 국내 수제 맥주 공장 최초로 해썹(HACCP, 식품안전관리인증)을 취득한 이유이기도 해요. 물맛 향상을 위해 아로수 장치로 미네랄을 걸러주고, 규조토 여과라고 해서 물리적으로 효모를 제거합니다. 타 수제공장에서 보기 힘든 살균 처리한 맥주예요.” 양조사 김정배 과장의 설명에 신뢰가 더한다. 


윤 바이젠, 아랏차 IPA 등 우리말 이름이 붙은 9종의 맥주는 시인이기도 한 윤 대표가 직접 지은 작품. 현재 강원랜드 지역특산물 판매장에 입점해 호텔 객실에서도 맛볼 수 있고, 인근 영월, 태백을 넘어 강릉까지 유통 범위를 넓히고 있다.



# 지역 특산물로 만든, 속초 몽트비어


속초나들목 초입에서 학사평 방면으로 2분여 올라 만난 ‘몽트비어’는 이력부터 재미있다. 수제 맥주에 홀딱 반해 맥주 만들기 동호회에서 10여 년간 홈브루잉 활동을 한 김진용 대표, 장동신, 박도영 이사 등 5인방은 뜻을 모아 6년 전 협동조합 크래프트 유니언을 결성, 울산바위가 내비치는 학사평 들판에 맥주 공장을 세웠다. 


2층 탭 하우스에서 맞이한 박 이사는 “직접 재배한 캐스케이드 홉(Cascade Hop)과 지역에서 공수한 효모, 농산물을 사용해요. 첫 시도는 근처 응골마을 딸기, 그다음엔 양양 곰마을 청년이 생산한 복숭아, 상주에서 따온 샤인 머스캣, ‘음미(米)하다’라고 해서 토종 쌀 맥주도 만듭니다.”라며 10종의 맥주와 독자적으로 추진한 지역 상생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그간 과수농가 판로개척, 지역 상품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 관광두레사업의 ‘으뜸 두레’ 로 선정됐다. 


지난 2년간 강원도농업기술원 농식품연구소, 감자연구소와 협업해 ‘강원 감자 맥주 쟈니’를 개발했다. “감자 파동으로 어려운 농가에 도움이 되고자 연구를 시작했어요. 라거와 에일의 경계인 독일 쾰시(Früh Kölsch) 스타일 맥주인데 감자 전분이 더해져 맛이 훨씬 깔끔합니다. 9월부터 영동권 CU 편의점에 들어갔어요. 망고 셰이크 IPA와 함께요!” 박 이사의 권유로 들이켠 쟈니의 목 넘김이꽤 시원하다. 앞으로 몽트비어는 맥주를 넘어 여러 주종에 도전할 계획이다.




# 수제 맥주의 대중화를 꿈꾸는, 속초 크래프트 루트 


수제 맥주의 뿌리를 자청한 ‘크래프트 루트’는 업계에서 슈퍼 루키로 통한다. 2016년 개업 이후 대한민국 주류대상 4회 연속 대상, 유로피안 비어 스타 금상(2022) 등 국내외 유수 맥주 대회에서 받은 상만 31개다. “양조사들이 각 맥주 스타일에 맞는 맛과 향을 풀어내는 게 중요합니다. 맥주의 기본인 균형을 맞추는 거예요.” 사업 구상과 펍 운영을 맡은 윤수구 본부장이 밝힌 비법이다. 


서울 익선동에서 100년 된 한옥을 개조해 크래프트 루(다락)를 시작, 이듬해 ‘로컬 비어로 지역을 알리자’는 사업 취지에 맞게 김정현 대표의 고향인 속초로 주 무대를 옮겼다. 건축가이기도 한 김 대표가 발품 들여 찾은 35년 된 갈빗집 건물을 양조장으로 만들어, 속초 IPA, 동명항 페일에일, 대포항 스타우트, 갯배 필스너 등 지명을 딴 맥주 8종을 출시했다. 당시 전국에 소문난 인기로 경기도 영통에 3호점도 냈다. 


“수제 맥주라고 하면 흔히 독한 맥주라고 생각하세요. 그래서 사업 구상 때부터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수제 맥주를 만들고자 했어요. 퍼블릭 맥주가 되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로 말이죠. 저희 맥주는 모두 라이트합니다. 꿀떡꿀떡 쉽게 마실 수 있어요.” 윤 본부장의 말에 12종 맥주들이 달갑게 눈에 들어온다. 


“그동안 고충은 없었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인력이 부족해요. 맥주와 음식을 만드는 건 어렵지 않은데 지역 같은 경우 젊은 인력을 구하는 게 쉽지 않아요.” 라며 몽트비어 박 이사와 똑같은 고민을 토로했다. 성수기 한 달 생산량은 39톤, 7만 캔에 달하는 물량을 한정된 일손으로 따라가기 힘들다는 것, 노동집약적인 주조 과정에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 이들의 속사정이었다. 


매년 11월은 온 직원이 신규 맥주 개발에 몰두하는 시기. 올 연말에는 섭씨 3~5도 냉장고에서 한 달 정도 숙성한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를 판매한다.




# 세계로 뻗어나가는, 횡성 세븐브로이  


편의점에서 한 번쯤은 보았을 곰표 밀맥주, 전국에 레트로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이 바로 ‘세븐브로이맥주’다. 수제 맥주가 생소했던 2003년 서울역 민자역사 3층에 트레인스 하우스 맥주 전문점을 연 크래프트 비어 1세대로, 2011년 국내 최초 맥주 제조 일반면허 1호를 취득한 강소기업이다. 


10년 전 국내 첫 에일 맥주 ‘세븐브로이 IPA’를 출시하여, 현재 생맥주, 캔, 병맥주 등 21종을 만든다. 2015년 시작한 중국 수출은 미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로 이어지고 있다. 

양조장은 물 좋은 강원 횡성, 경기 양평, 전북 익산 세 곳. 특히 횡성 공장은 150㎘ 발효조 등 생산설비를 갖추어 곰표 밀맥주, 강서 병맥주, 흥청망청 캔맥주 등 대표 제품을 생산한다.









● 스퀴즈 브루어리. 춘천시 공지로 353. http://squeezebrewery.com. 033-818-1663 

● 아리랑 브루어리. 정선군 신동읍 예미2길 26-55. http://www.아리랑브루어리.com. 033-378-7177 

몽트비어. 속초시 학사평길 7-1. https://montbeer.modoo.at. 033-636-9010 

 크래프트 루트. 속초시 관광로 418. https://craftroot.co.kr. 070-8872-1001 

 세븐브로이. 횡성군 공근면 경강로초원6길 60. https://www.sevenbrau.com. 02-2659-1950 

브로이 하우스. 원주시 남원로 642 지하1층. 033-764-2589 

화이트 크로우 브루잉. 평창군 방림면 고원로 65. 033-333-1201 

버드나무 브루어리. 강릉시 경강로 1961. 033-920-9380 

브라이트 바흐 올몬테. 홍천군 남면 난터길 44-17. https://smartstore.naver.com/olmonte. 033-432-8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