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원료 홉(hop) 홍천에서 자라
9인의 농부와 효모 연구도 이어져
강원도 수제 맥주 시장의 호황에는 맥주의 원료인 홉을 재배하고 맥주 효모를 연구하는 이들이 있었다.
강원도농업기술원 농식품연구소는 도내 양조장들과 협업하여 지역 농산물 쌀, 감자, 옥수수, 사과, 복숭아 등을 이용한 양조 기술을 연구했다. 또한 맥주용 효모의 국산화를 위하여 국내 토착 효모 800주를 확보해 연구 끝에 과일 향이 풍부하고 발효 효능과 응집성이 우수한 효모 3종에 대한 특허 출원을 마쳤다. 또한 다양한 맥주 스타일에 맞는 특별한 균주를 찾기 위한 연구를 현재도 수행하고 있다.
또한 홍천군은 자생하던 홉의 종자를 찾아 번식에 성공, 대량 생산으로 나갈 수 있는 기초를 닦고 있다. 지난해 홉 재배 지역을 중심으로 시연회와 체험 행사를 개최하며 전국에 홉의 재배 지역임을 알렸다. 지난해 2톤을 시범 생산했으며 올해 총 9개의 농가가 10톤의 홉을 재배했다. 이들은 뿌리를 활용한 대량 증식에 성공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수확에 나설 계획이다.
홍천 홉 재배의 확산에는 홍천군 서석 하이디 치유농원의 연충흠 농부가 중심에 있다. 특유의 향과 쌉싸래한 맛을 내는 맥주의 원료 홉(Hop)을 재배해 유명해진 연 농부와 홉의 인연은 40년 전으로 거슬러 오른다. 당시 아버지는 고향인 홍천 내촌 마을의 홉 재배 총 관리 책임자였다고 한다. 바쁜 아버지를 대신해 농사했다는 그는 “홍천은 홉을 많이 재배하던 곳이었지만 90년대를 기점으로 모두 사라졌다.”라며 “2015년 수해 지역인 내촌 야산에서 우연히 홉 뿌리 세 개를 발견했어요. 이걸 가져와 심었는데 2018년에 증식에 성공해 19년부터 본격적으로 재배를 했어요.”라고 밝힌다.
또 다른 시작이었다. 이제는 홉 재배의 성공 가능성과 시장을 내다본 8명의 농부들과 홉을 재배하고 연구하며 미래를 향한 꿈을 함께 나누고 있다.
다년생 뿌리 식물인 홉은 심으면 몇 년이고 가지를 키워 열매를 맺는다. 5월 말에서 6월 20일 경이면 무성하게 자라는데 하루에 30cm 이상씩도 성장한다.
“홍천의 홉이 맥주의 등급을 좌우하는 오일 성분 함량이 높다고 해요. 아로마 향을 내고 오렌지 향이 강해요. 홉을 손바닥으로 비비면 맥주에서 나는 향을 맡을 수 있다.”라며 홍천 홉의 특징을 강조한다. ‘자연은 곡선이고 농업은 직선’이라는 연 대표.
“홉이 자라는 광경을 볼 수 있는 홍천, 그 홉으로 만든 맥주를 맛볼 수 있는 생산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그의 소망이 실현되길 기원했다.
● 하이디치유농원(구 곡산농원) 홍천군 서석면 구룡령로 2852 ☎ 010-8790-3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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