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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
133호
Travel
희귀하고 국내 유일한 ‘삼척민물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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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노
사진 조은노, 삼척시청 민물김연구센터, 연합뉴스
인포그래픽 최혜선_본지 객원 작가

삼척 소한계곡과 도계 산기 천에서만 자라는

국내에서 유일하고,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삼척민물김

Prasiola japonica 


   


민물에서 김이 자란다고? 

놀랍지만 정말이다.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면서 국내에서 유일한 민물 김이 삼척에서 자라고 있다. 

바로 ‘삼척민물김’이다. 

최근 몇 년간은 시장 출하를 꿈꾸며 양식에 도전, 끝내 개발에 성공하며 브랜드로 전환하고 있다. 


한국인의 영원한 영혼의 음식인 ‘김’. 

단백질과 비타민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영양이 풍부해 사시사철 식탁에 오르는 식품이다. 마른 김 5매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달걀 1개분에 해당하며, 비타민 A는 김 한 장에 함유되어 있는 것이 달걀 2개분과 맞먹는다고 한다. 이 밖에 비타민 B1·B2·B6·B12 등이 함유되어 있는데, 특히 B2가 많이 들어 있다. 콜레스테롤을 체외로 배설시키는 작용을 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동맥경화와 고혈압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으며 생식할 때 암도 예방된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이런 바다 김의 특성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도, 이화학적 특성 및 생리활성에서 특별함을 드러

낸 삼척민물김. Prasiola japonica. 

근덕면 소한계곡과 도계읍 산기 천에서만 생장 중인 귀한 생물자원인 이 김이 바다 김보다 좋은 특징이 많다.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과 리놀레산 함량이 3~4배 이상 높아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확 낮춰 준단다. 만노스(마노스. mannose. 탄수화물의 헥소스 계열의 설탕 단량체) 성분은 혈당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어 항염증 효과가 뛰어나다. 



가장 주목할 점은 바다 김에는 없다는 만니톨(D-mannitol, 과일과 채소에서 발견되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알코올이며 삼투성 이뇨제로 사용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화학물질 구조 사전) 이라는 성분을 함유한 것이다. 오래전 이곳 주민들은 산모에게 산후조리용으로 미역국이 아닌 이 민물 김 국을 대신하였다고 하는데 역학 조사 결과, 바로 이 만니톨 성분이 부종을 빼주는 데 탁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각종 항산화물질을 통한 질병 억제 효과와 암세포에 높은 사멸 효과를 보이는 등 많은

약리 효능을 가지고 있다. (UVB 조사 피부 각질세포에서 식용 민물 조류 Prasiola japonica 항아포토시스 및 항염증 활성, 2019. 민물김 연구센터). 


또한 일반 김과 비교하면 나트륨은 약 3.8배나 적고, 100g당 칼슘 함유량은 바다 김의 1.8배에 달하고 철분도 1.4배 많다. 인, 칼륨, 마그네슘, 아연도 풍부한 것을 확인했다. (삼척 자생 민물김의 이화학적 특성 및 생리활성, 강원도 보건 환경 연구원 보, 2014) 


민물김 연구센터의 김동삼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원들은 이점에 주목했다. 

영양 보충용 건강기능보조식품의 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양식 연구에 박차를 가해 지난 2019년 양식에 성공했다. 2018년 연구센터를 개원한 지 1년 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4월~10월 초까지는 무성생식으로, 10월~3월까지는 유성생식으로 생장하여 최대 10cm 정도까지 자란다. 1970년대는 주민들이 식용으로 상시 사용했다는데 1980년대는 15만 장, 2000년대 들어서는 채취 규모가 3만 장으로 수량이 크게 줄었다. 이후 그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 서식지로 보호를 목적으로 생태·경관 보존지역으로 지정했다. 


최근까지도 소한 계곡 일원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2019년 삼척시 도계읍의 산기 천 상수원보호구역 1,200m 중 400m 구간에서도 서식하는 것을 확인, 연구센터에서 관리하고 있다. 현재 소한 계곡의 자생 구간은 불과 1km. 연간 생산량은 10kg 남짓. 

지역 특산물이나 브랜드로 성공시키기 위해서 양식 연구가 필수였다. 


양식 방법, 효능, 이·미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분 분야를 주제로 10건의 특허를 획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6kg에 달하는 양식 재배에 성공했다. 


김동삼 박사는 “생장이 무척 까다로워요. 수온, 기온, 조도, 유속, 유량을 포함한 환경 조건이 하나만 어긋나도 자라지 못하죠. 매일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번 확인해야 해요. 소한 천은 석회암 암반 지역이지요. 물이 땅 밑에서 지표면 위로 솟아 나오는 용천수여서 최저 온도가 6℃, 최고 온도가 18℃로 연평균 12~14℃를 유지한다.”라고 했다.



계곡 돌에 붙어 성장하는데, 가뭄이나 홍수, 불볕더위, 한파에도 영향을 받는다. 

삼척에서 사라진다면, 국내에서 민물 김은 멸종 생물이 된다. 

연구팀이 양식에 사활을 걸었던 이유다. 


“정말 어렵게 성공했어요. 김이 좋은 거야 다들 아니까 희귀성에 초점을 맞추었죠. 우리는 바다 김에는 없는 만니톨에 주목했죠. 비누를 시제품으로 제조해 호평 받았죠. 이 추세라면 내년에는 양식 재배를 조금 더 늘릴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여러 시도를 해볼 참입니다. 화장품 같은 시제품도 만들어 봐야죠.”라고 강조하며 냉동실에 곱게 밀폐, 보관해 두었던 마른 김 한 장을 내민다. 씹을수록 고소했다. 비린 맛이 전혀 없었다. 


초당 굴의 하류에서 자생해 조선 임금에게 진상했다던 ‘삼척민물김’ 

일본에서는 한 장당 3만 원대에 판매한다는,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고급 식품. 

신라호텔 식품부에서 프리미엄 라인 구성을 위해 전량 구매 의사를 타진했었다는 그 

 ‘삼척민물김’

소한의 물을 흘려 보내는 양식장에서는 오늘도 김이 힘껏 자라고 있을 것이다. 생각을 해본다. 삼척민물김의 대량 생산을. 

‘언젠가 판매를 해서 구입해 먹을 수 있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기를……’







● 문의 : 삼척민물김 연구센터.  삼척시 근덕면 초당길 276.  033-570-4426.  www.samcheok.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