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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
132호
Travel
내 집 텃밭, 나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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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노
사진 최인정 오경아_정원학교 연구원, 박상운_강원도청 대변인실


내 집 텃밭에 부는 바람 ‘나의 정원’

가든 디자인을 아시나요?

속초에 정원 학교가 있다는 데 들어보셨나요?

운탄고도 브랜드를 디자인했다고요?


   


정원의 시대, 정원 가드닝, 정원 문화, 나의 정원이라는 화두가 일으키는 바람이 심상찮다.

정원은 통상 집 안의 뜰이나 꽃밭을 의미했지만, 요즘은 관공서와 건물, 공원으로 무한 확장하고 있다. 바이오 과학기술 이용이나 식물 바이오 테크놀러지의 진보 같은 견인 요인들이 작용하면서 관련 화훼 원예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채용 인력 수요 증가와 더불어 경관 농업을 시도하는 청년 창업 농부와 경관 사업을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카페도 늘고 있다.

리서치 기관(Bizwit Research & Consulting LLP. www.giikorea.co.kr)에 따르면 세계의 화훼원예 시장 규모는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2021년에 약 428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향후 5년간 7%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가 온라인 시장을 확대했으며 야외 식물 묘목과 비료, 도구, 정원 장식품 가구와 조경 제품의 판매 소매업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대형 마트에도 원예 코너가 들어서 상설 운영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에 정원 디자인을 본격적으로 소개한 정원 디자이너가 바로 설악산 바로 아래 속초시 중도문에 있다.

전국을 대상으로 정원 학교를 운영 중인 정원 디자인 회사 오가든스의 오경아 대표는 10여 년 가까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정원 문화를 보급하고 안착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영국에서 정원 디자인을 공부하고 귀국한 이후, 2013년 순천만 국제 정원박람회 ‘국제평화 정원’과 ‘하나은행 씨드 뱅크 가든’ 조성을 시작으로 정원 가드닝을 알렸다. 최근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옥외정원, 서울 별마당 도서관의 실내 정원 조성까지, 화제를 모은다 싶은 곳에는 그의 작품이 존재한다.


오는 9월 전격 개방을 앞두고 있는 태백, 삼척, 영월, 정선을 아우르는 폐광지역 걷는 길, ‘운탄고도 1330’이라는 브랜드 탄생의 총괄을 맡기도 했다. “평균 고도 1,000m 이상, 173.2km의 긴 길인데요 너무 아름답지요. 영월 모운동, 정선의 만항재, 함백산도 갔죠. 구석구석 포인트가 될 만한 곳들을 모두 다녔어요. 참여했던 자문위원들의 결론이 한결 같았어요. 걷고, 쉬고, 돌아가는 키워드로 구성하자고 뜻을 모았어요. 산티아고처럼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걷는 길이 되는 것이 바람이었거든요. 인간은 잊어도 땅은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들로, 자연과 소통할 수 있음을 드러내고 싶었죠.”



"기존 부조물 중에 자연의 물성이 아닌 것들은 과감히 걷어내고 자연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물성으로 조성된 것들을 그대로 두고 살렸지요. 우리 수명을 넘기는 디자인은 하지 말자, 그건 결국 쓰레기가 된다. 후세대들이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영역을 남겨두자고 이야기했지요.”라고 밝혔다.


지금 속초의 정원 학교도 폐허가 된 한옥을 구입한 후 꼬박 1년간 공을 들였다. 새로 허물고 짓고 한 것이 아니라 내력 있는 서까래, 문틀, 기둥을 살리는 복구 작업을 했다. 멀지 않은 곳에 만든 강의동도 ‘내일 팔아도 아깝지 않은 공간으로 설계하자’는 기준으로 만들었단다.

사업 때문에 전국으로 다녀야 하는데 속초에서 버티기 힘들 것 같다는 질문에도 단호하게 답을 내어 준다. “속초가 식생대가 다양하게 분포해서 디자이너로서 참 재미있는 점이 있어요. 냉대와 난대 식물이 만나는 지점이 속초와 고성의 살짝 위쪽에 걸쳐 있어서 키위 같은 난대 품종이 자랄 수 있거든요. 지금으로서는 쭉 여기에 있을 것 같습니다. 식물 키우기 너무 좋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강의 수료 후 개인 창업이 가능하도록 지도하는 ‘가든 디자인 전문가 과정 프로젝트’를 오래도록 운영했다. 이곳 정원 학교를 졸업한 연구생들과의 프로젝트 협업도 자주 진행한다. 오가든스 소속의 상시 거주 직원은 없지만, 상시 연구원 5명이 있다. 온라인으로 회의와 협업을 하고 필요할 때는 현장에서 만난다고 한다. 플랫폼을 활용한 화상회의의 수혜기업이다.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의 감성 영역으로 100년 뒤에도 없어지지 않을 미래 지향적인 직업으로 꼽혔다는 가든 디자이너. 그 분야의 국내 시장을 개척했던 그는 “정원디자이너로서 내 정원을 갖고 싶어 하는 요즘의 경향들과 이 분야를 새로운 직업군으로 인식하는 현장은 무척 반가운 일입니다. 앞으로 주거 공간이 점차 작아질수록 식물과 공생하려는 시도는 늘겠지요. 다만 식물도 생명이기 때문에 공간의 조건들이 달라집니다. 식물도 생물이라는 관점을 늘 잊지 않고 식물의 생존과 우리

가 같이 공생하는 공간을 구성했으면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오가든스에서는 이런 시대 경향을 감안해 올해 하반기에 오는 8월부터 10월까지 매주 1회 열리는 ‘가든 인문학’ 강의를 개설, 과거부터 현재까지 역사와 의미, 가든 쇼와 트렌드, 현대 정원 작가와 예술로서의 정원, 삶 속의 정원이 가지는 의미를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오래도록 이 정원 학교가 속초에 머물기를 소망했다.



문의 : ㈜오가든스&오경아의 정원학교, https://blog.naver.com/oka0513,  ☎ 033-637-5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