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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
132호
Nature & Crafts taste
땅을 지키는 강원의 농부
VIEW.102
조은노, 홍원문_네이버 여행인플루언서
사진 박준욱, 홍원문

토마토를 브랜드로 만드는 강원의 농부들


   


# 땅을 지키며 토마토에 브랜드를 입히다. 영월 그래도팜의 원승현 농부

연이은 폭염에 지열마저 뜨겁게 느껴지던 지난 7월 2일 영월 그래도팜.

“인사이트 트립은 토양과 농부 이야기를 합니다. 또 여러 토마토를 드셔보시고 입에 꼭 맞는 취향 토마토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어린 두 딸과 함께한 가족, 요리에 관심이 있어 서울에서 달려온 모녀를 향해 원 대표의 소개가 시작됐다.

잠시 후, 영상이 상영되고 메시지가 울려 퍼졌다. “생명의 터전인 토양을 보호해야 합니다. 토양은 2천 년 동안 고작 10cm가 생성됩니다. 그러나 불과 수년 사이에 사라질 수 있습니다.” 후대가 지킬 땅들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섬뜩한 경고가 이어졌다.


순간, 그를 처음 만난 지난해 겨울이 번뜩 떠올랐다. 강원창조혁신센터가 지역에서 6차 산업을 도모하는 농부, 기획자, 대표간의 네트워크를 위해 마련한 로컬 투어 프로그램이었다. 이날도 ‘토양과 종자가 지닌 오리지널리티의 힘, 지역다운 브랜드가 되다’란 주제로 열변을 토했다. “좋은 퇴비를 써서 땅을 지켜야 한다.”고.

2세대 농업 인으로 토양을 살리고 싶은 청년의 진심 어린 선언이었다.

8년차 농부인 원 대표는 아버지 원건희 씨의 유기농법을 물려받았다. 1983년도에 ‘으뜸 원’의 원농원을 창업한 그의 아버지는 40여 년간 유기농을 지켜 ‘없어서 못 파는 대추 방울토마토’를 키워냈다. 아들은 아버지의 신념과 뚝심에 주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토마토’를 고집한 가치관에 ‘그래도’라는 서사를 입혔다. 홍익대에서 프로덕트 디자인을 전공한 뒤 브랜드 디자이너로 7년을 일했던 경험이 빛을 발했다.

소농의 전략적 선택 브랜드 ‘그래도팜’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대표 작물, 방울토마토에도 이름을 붙였다. 고민 끝에 소비자들이 남겨준 후기에서 답을 얻었다. ‘기똥찬 맛, 기발한 기술, 기름진 토양, 기차게 잘 자라, 기묘한 식감, 기막힌 향, 기다리고 기다려야 맛볼 수 있는 기적의 토마토’에서 공통의 키워드를 찾아내 ‘기토’를 작명했다. 이 상품은 온라인과 강남 신세계, 마켓컬리를 통해 팔린다.



# 뜻밖에 시작한 농사를 부친과 같이하다 보니 “나만의 것이 필요했다”는 원 대표.

종류가 다양한 외국의 토마토 시장에 들렀다가 귀국길에 씨를 들여왔다. “현대판 문익점이냐?” 물으니 “비슷한가요?”라며 당당하게 웃었다.

그린 지브라, 럭키 타이거, 블랙 체리, 시칠리안 토게타, 바나나 레그. 노랗고, 빨갛고, 연두색, 노란색, 모양도 각각이다. 유전자 조작을 거치지 않는다는 ‘에어룸(heirloom) 토마토’다. 종자를 구매하지 않고 직접 열매에서 받아낸 씨로 길러낸다.

“그래서 예쁘지 않아요. 구매한 F1 종자를 쓰면 크기와 맛이 균일하고 똑같은 모양이죠.

에어룸은 다릅니다. 이제 4년이에요. 여기 보이시지요? 이렇게 찔러 넣었을 때 아주 깊이 들어가잖아요? 토양이 좋은 거예요. 퇴비의 힘이지요. 저도 너무 궁금해요. 몇 년 후 어떤 토마토가 나와 줄지”라며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시도를 해나갈 것”을 밝힌다. 토마로우(TOMARROW)는 체험과 교육을 위한 소비자 경험 서비스 브랜드.

내일이라는 단어에 지속가능성의 상징을, 세상의 모든 TOMATO라는 의미로 다양성을 담아 만든 합성어다. 전시실에서 토양의 현실을 알려준다. 씨들링 하우스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와, 너무 예쁘다! 이게 그 토마토예요? 맛있어요! 특이한 맛이에요!”

체험 참가자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원 대표의 미소가 새삼 싱그럽다.

‘땅이 기록한 농부의 의지와 농장의 계절, 자연의 섭리. 그 모든 기록의 결실인 수확물을 귀한 분들과 나누고 소통과 공감의 길을 닦으며 농업의 미래를 만들어 갑니다.’ 원 대표가 공개하고 실천하고 있는 농장의 가치, 농업의 정신이다.

몇 년 후에 다시 오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성장해 있을지 몹시 궁금하므로.



# 화천 1호 토마토 출시한 김진관 농부, 화천 ‘물빛 누리’ 브랜드를 지켜

화천과 철원의 토마토는 제철 여름에 수확한다. 화천군의 특산품 화악산 고랭지 찰 토마토. 61 농가 22.2ha에서 1,800여 t을 생산한다. 사내면은 해발 450m로 평균 일교차가 10℃ 이상으로 손꼽히는 최적지다.

이곳에서 1987년에 화천1호 토마토를 출시하고 매년 규모를 늘려간 농가 김진관(63세. 사내면) 씨. 주변에 기술을 공개하고 화악산 토마토를 널리 알리며 동반 성장을 도모했던 김 농부는 화천 농업기술센터의 기술 지원으로 농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정성을 다했죠. 이제는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는 효자”라며 “저뿐 아니라 가족의 건강도 지켜준다”고 말했다. 현재 약 4,500㎡ 하우스에 심어진 토마토는 지난 7월 말부터 수확을 시작했다.



# 토마토 김•주스 개발, 부가가치를 높이는 홍호기 농부

자녀의 아토피로 서울 사업을 접고, 12년 전 귀농을 선택한 홍호기(48세. 화천 사내면)씨는 3년 전부터 5,000㎡ 연동 하우스에서 깜빠리 토마토를 출시하고 있다.

‘새콤달콤한 짭자리 토마토’로 최근 몇 년간 화천 농부들이 밀고 있는 상품이다. 한입에 먹기 편한데다 당도가 높고 찰 토마토보다 영양가도 풍부해 인기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 당시에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하기 위해 ‘토마토 김’을 가공, 판매해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특히 토마토 주스 같은 가공 상품을 개발해 선보이며 화천 토마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이 출하한 토마토는 화천의 ‘물빛 누리 토마토’가 된다. 농가들이 합심해 만든 브랜드로 농가는 생산에 전념하고 농협이 유통을 책임진다. 화천 화악산 토마토 산지유통센터에서 세척, 선별, 포장 과정을 거쳐 전국의 유명 청과 도매시장과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에 공급한다.

한편 김명규 화천농협장은 “농가 소득을 지탱하는 주요 작목으로 좋은 가격을 받도록 유통에 최선을 다한다.”고 강조한다.

화천 농업기술센터는 안정적인 생산과 유통 지원을 맡는다. 최제덕 화천농업기술센터 농업진흥과장은 “생산농가의 어려움을 덜어 주기 위한 지원과 물빛 누리 토마토를 홍보하는 데 힘쓴다.” 라고 말했다.



구매 문의

● 강원더몰 : gwdmall.kr. 033-749-3320, 3397

● 화천스마트마켓 : hwacheonsmartmarket.com.  031-414-7606

● 영월그래도팜 : tomarrow.com. 영월 주천면 서강로 159길. 010-3457-6289

● 헬로 토마토 : hellotomato.modoo.at. 춘천 신북읍 문정3길.  0507-1417-7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