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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
131호
Travel
삼척 바람의 화원 나릿골
VIEW.362
김혜정_본지 객원 작가
사진 박준욱_본지 객원 작가

언덕 위의 어촌 감성마을

뚜벅뚜벅 걷기 좋은 

삼척 나릿골


   


# 프롤로그

숲도, 하늘도, 바다도,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햇살 덜 여문 초여름. 

동해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삼척의 자그마한 어촌. 알록달록 고운 색을 지붕에 얹은 마을은 몸집 작은 아낙의 수더분한 모습을 닮아 있었다. 세월을 온몸에 새긴 채 나이 들어가는 집과 골목을 따라 뚜벅뚜벅 걸어보기로 한다. 방전된 일상의 배터리에 번개 표시가 떴다. 

걷자. 충전 시작이다.



# 나릿골, 이름에 얽힌 이야기 둘

나릿골은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생겨났다. 

현재는 약 15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주민 30%가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마을 토박이로 살아온 정라진 협동조합 김장용 이사장에게 유래에 관해 물었더니 특유의 구수한 사투리로 들려준다. “예전에는 마을 주변에 나리꽃이 지천으로 피어 나리 골로 불렸다는 설과 오징어잡이로 어업이 활성화되던 당시 집마다 돈이 가득 쌓여 마을에 도둑이 많았는데 밤마다 몽둥이를 들고 주민과 도둑이 쫓고 쫓기는 난리를 피워 ‘난리 골’로 불리던 것이 지금의 이름으로 변했다는 설이 있다”고 했다. 

무엇이 정설이든 그 이름에는 이곳의 자연과 사람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 도시재생사업으로 다시 탄생한  ‘나릿골 감성마을’

나릿골은 1976년 삼척항의 옛 이름인 정라항이 건설되면서 활기를 띠다 어획량 감소로 사람들이 떠나면서 70~80년대 그 시간에 멈추었다. 이곳에 새 숨이 트이기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 

‘마을’과 ‘바다’와 ‘감성’을 연결해 삼척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집은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주변 시설을 재정비, ‘나릿골 감성마을 조성사업’을 진행했다.  

도로 정비, 지붕 개량, 무인카페, 정원, 산책로, 포토 존, 바다전망대가 들어섰다. 골목에 희망길, 추억길, 바람길, 바닷길 등 특색에 맞는 이름을 붙여 재미를 더했다. 빈집 6동은 게스트 하우스로 새로 꾸몄다. 

바다와 항구를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기기에도 제법 안성맞춤.


# 어촌마을, 삶의 풍경이 관광명소가 되다

참 특이하게도 집과 마당, 골목의 구분이 없다. 내남없이 살가워 골목이 마당이 되고 마당이 골목이 된다. 소문이 덜 퍼져 아직은 한적하고 1970년대 어촌 산동네의 풍경도 남아 있다. 그뿐인가. 여름이면 백일홍, 가을은 핑크 뮬리가 언덕을 분홍빛으로 물들인다니 겨울에도 한번 더 올법하다. 눈 덮인 지붕들 너머로 시린 바다가 펼쳐지면 그만이겠다 싶다. 길이 가팔라 도보여행이 힘들다면? 곳곳에 크고 작은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 동해안 해양 관광중심지 ‘삼척항’

나릿골 어디서도 볼 수 있는 삼척항은 주변으로 명소가 즐비하다. 문화예술촌과 역사박물관이 있고, 지진해일 방지시설 전망대가 서 있다. 지척에 자리한 옛 세광엠텍과 삼표시멘트 공장 용지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지역을 살게 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 에필로그

낮고, 작고, 소박해서 더 정겨운 집들. 해풍에 잘 마른 추억이 스민 골목. 

부러 꾸미지 않고, 드러내지 않은 평화로운 어촌의 일상이 발걸음을 붙잡거든 못 이긴 척 멈춰 서 보자. 숨 가빴던 삶이 이내 평온해지리니.


 

문의 : ☎ 033-575-1330. 삼척 나릿골 감성마을. 삼척시 나리골길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