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충만 해변 산책로,
동해 한섬 감성 바닷길
# 프롤로그
그 봄날, 동해고속도로는 흐드러지게 핀 아카시아 꽃향기로 가득했다. 이름마저 푸른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곳. 화마(火魔)를 이겨낸 동해의 봄은 눈부셨다.
시원하게 뻗은 해안도로를 따라 찾아간 동해시 천곡동. 그곳에 해변 산책로가 문을 열었다.
개장하자마자 일찌감치 ‘경치 맛집’으로 떠오른 ‘한섬 감성 바닷길’을 걸어본다.
# ‘경치 밀집 지역’ 해변 산책길을 걷다
일명 ‘행복한 섬길’로 불리는 한섬 감성 바닷길은 감추사 육교∼한섬∼고불개∼가세 마을을 잇는 길이 2.2km의 산책로다. 문을 연 지 한 달여 만에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유다.
이곳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또 있다. 동해선 철길 아래 자리한 호젓한 한섬해변은 기차가 지나는 시간이면 바다와 해변, 기차가 어우러져 멋스러운 정취를 선사한다. 해변에 설치된 100m 길이의 사각형 터널 조형물 ‘리드미컬 게이트’는 매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하루 여섯 번, LED 조명과 음악이 흐르는 라이트 쇼가 펼쳐진다. 한섬 포토존, ‘빛 터널’은 SNS에 사진 좀 찍어 올린다는 이들에게 벌써부터 소위 ‘감성 사진의 성지’로 불린다.
산책로와 연결된 ‘감추사’는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 선화공주의 전설이 어린 사찰로 기암괴석 위에 지어져 볼거리를 더한다.
천곡마을 남쪽 아래에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하대암’은 추암 촛대바위처럼 파도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돌기둥 ‘시 스택’(seastack)인데, 영화 ‘007시리즈’의 촬영지인 태국 푸껫 팡아만의 바위와 닮아 일명 ‘제임스 본드 섬’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항아리 모양의 구멍인 ‘마린 포트 홀’은 자연이 빚어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천혜의 미술관이다. 탁 트인 바다를 품에 안을 수 있는 뱃머리 전망대와 몽돌 해변. 오밀조밀 둘러볼 곳들이 많다.
# 에필로그
자박자박 해변을 따라 쉬엄쉬엄 걸으며 걸음걸음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곳. 삶에 찌든 피로는 짜그락대는 몽돌에 씻겨 보내고 파도에 실려 보내고 바람에 날려 보내자.
행복한 섬길, 한섬 감성 바닷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시름은 줄고 행복은 늘어갈 것이다.
동해시 한섬해안길 9. ☎ 033-530-2043 www.dh.go.kr/tour
차로 10분 거리에 ‘논골담길’과 ‘도째비골 스카이 밸리’가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한섬 감성 바닷길이 다소 짧아 아쉽다면 ‘동해안 해파랑길’이 이어져 있어 충분히 산책과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동해역에서 차로 5분, 동해시청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위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