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토종 감자를 지키는
강원의 농부들
좋은 씨감자 생산에 평생을 보낸 강릉 왕산종묘의 씨감자 명인 권혁기 농부
"올해로 41년이에요. 어려운 때도 있었지요. 악재는 한꺼번에 터진다고 IMF 직후에 참 힘들었습니다. 당장 생을 끝내고 싶은 정도였지만 자식이 있으니 버티었지요. 씨감자 농사가 민영화될 줄은 몰랐지만, 식량작물을 키운다는 자부심으로 이제껏 지탱해왔습니다. 이제는 자식들과 농사일을 같이하고 고충도 나누고 비전도 이야기할 수 있어 참좋습니다."
씨감자 명인 1호, 마이스터 1호로 강릉에서 왕산종묘를 운영하며 감자 종자를 지켜온 최고 농부인 권혁기 왕산종묘 대표. 채종포를 운영해온 선친을 따라 농사를 시작해 평생 씨감자와 사투를 벌여온 그에게는 요즘처럼 보람을 느껴본 적이 없다. 자녀도 모두 농부가 되어 종자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사업 파트너로서 가업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딸 권세휘(34)씨는 감자 농식품 스타트업 회사인 ‘더루트 컴퍼니’를 창업, 감자 농사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수확 후 관리’를 주제로 박사과정에 있다. 아들이자 막내인 권태연(31) 씨는 애국자가 되겠다며 국가 안보를 지키는 군인의 길을 선택했다가 전업 ‘식량안보를 지키는 길’을 최종 선택해 감자 판매와 유통을 맡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씨감자 1,500톤, 12ha에서 감자도 재배, 10여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경험에만 의존하지 않고 육종과 재배 기술을 배우고 컨설팅을 받고, 감자 유통까지 아우르는 생산 이력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가장 맛있는 감자 빵을 만드는 농부가 되고 싶은 강원도 1호 강소농
강릉 (주)퀸비애그리푸드 최호림 대표
감자로 빵을 만든 지 7년, 농사 20년.
강릉으로 귀농하며 시작한 농부 생활이 이제 20년 차로 접어들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며 인건비와 원자재 상승, 여러 가지 이유로 순수익은 20%로 가까이 줄어드는 타격을 입었지만, 아직도 (주)퀸비애그리푸드 최호림 대표는 오륜 감자로 빵을 만들어 팔고있다.
감자 번은 전국으로 하루 3천여 개가 150여 곳 카페나 디저트가 필요한 음식점으로 팔려나간다. 코로나19전만해도 거래처는 500여 개에 달했었다. 직영점인 강릉 주문진 복사꽃 살롱에서는 요즘도 감자 번과 감자 마늘 바게트, 퀸비 감자 빵이 하루 300여 개정도 판매된다. 지난해 출시한 한우 감자 빵이 한몫한다. 감자의 함유량이 밀가루보다 20%많다. 감자 반죽에 치즈와 버섯을 넣어 만든 감자피자인 ‘포짜’로 알려지기 시작해 파프리카 감자빵, 바게트까지 감자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멈춘 적이 없다.
농부이면서 6차 가공 산업에 출사표를 던지며 기업가 농부를 자처한 최 대표.
그는 강원도 강소농 1호로 현재 중소기업융합 강원연합회장, 농업을 주축으로 하는 300여 개 회원사가 참여해 활동하는 한국 영파머스 클럽 전국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옥수수와 감자 9,917㎡, 쌀 33,057㎡, 감재배 16,529㎡를 했으며 온실 8,264㎡에서 파프리카를 생산, 전량 일본 수출해 매출 30억 원을 달성했다.
“강원도 품종 감자로 최고의 품질을 만들고 싶었고 확신이 있습니다. 강원감자는 명품을 만들 수 있는 작목 스토리를 갖고 있어요. 초창기에 실패와 성공의 부침을 겪으며 농업경영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유통을 같이하게 된 이유지요. 농업 현장은 늘 어렵지만 지금도 가장 맛있는 감자 빵을 만드는 농민이 되고 싶은 마음은 지난 10여 년간 변한적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청년 기업 감자아일랜드, 춘천 카페 감자밭, 평창 브레드 메밀도 성업
‘수제 맥주, 강원도 감자는 처음이지? 감자합니다. 강원도 춘천 감자 수제 맥주 브루 펍입니다.’
감자 아일랜드(GAMJAISLAND)를 검색하면 나오는 소개 글이다. 요즘 유행을 담은 듯 느껴지는 이곳은 최근 춘천 청년들에게 제법 인기 장소다. 홈페이지만 클릭해도 단박에 눈치를 챌 수 있다. 감자를 주원료로 생산하는 맥주로 업계 원료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청년 창업에 성공지표를 보여주는 농업벤처이다.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감자를 수매해 시그니처 맥주인 ‘포타페일에일’을 완성, 절찬리에 판매 하고 있다.
또 평창 특산물인 쓴 메밀과 감자, 곤드레나물 같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만든 빵을 매일 전국으로 내보내고 있는 평창의 브레드 메밀(본지93호 소개)은 2015년 이후로 변함없이 제철 농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춘천의 카페 감자밭은 춘천 신북에 베이커리 카페를 열고 브랜드 감자 빵을 만들어 전국으로 알려졌다.
왕산종묘 : 강릉시 왕상면 백두대간로 402-5. ☎ 033-647-4343
퀸비애그리푸드 : 강릉시 과학단지로 24-22. ☎ 033-647-4289
감자아일랜드 : 춘천시 사우로 163. www.gamjaisland.com ☎ 0507-1395-0621
브레드 메밀 : 평창군 평창읍 평창시장 2길 15. ☎ 033-333-0497
감자밭 : 춘천시 신북읍 신샘밭로 674. ☎ 033 -253-18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