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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
129호
Travel
철원 한탄강 잔도를 걷다
VIEW.343
전영민
사진 박상운
드론촬영 주민욱 본지 객원 작가

겨울 정취 만끽 

아찔한 잔교 아래 펼쳐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걷다


   


지난 1월, 중부지방을 휩쓴 새해 첫눈은 꽁꽁 얼어붙은 한탄강을 소복하게 덮었다. 듬성듬성 녹아내린 얼음구멍 사이로 철렁이는 세찬 강줄기만이 이곳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은 듯했다. 온통 새하얗게 변한 한탄강 주상절리 설경, 수묵화 같은 그 고즈넉한 풍경에 새로운 길이 더해졌다는 소식을 듣고 두 해 만에 다시 철원을 찾았다.  


이제 와 솔직히 말하면 ‘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를 엄청나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한탄강 얼음 트레킹(본지 111호에 소개), 물윗길 부교(122호), 어느덧 철원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은하수교(121호)까지 제 몫을 톡톡히 하는 일대 관광시설의 도움으로 이미 천혜의 비경 한탄강 주상절리를 모자람 없이 만끽해온 이유에서였다. 


순담계곡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바로 시작되는 잔도를 걷길 1분 남짓, 섣부른 예견은 곧 깊은 반성으로 이어졌다. 발아래 철제 바닥 구멍 사이로 겨울 찬바람이 송송 흐르고 그 아래로 한탄강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였다.  양옆으로 펼쳐지는 적벽의 주상절리들은 예전과 다른 탄성을 자아냈고, 카메라를 들이대는 족족 포토존이 되는 신비에 모두의 발걸음은 느릿했다. 그간의 경험과는 차원이 다른 스릴 넘치는 잔도 트레킹을 잠시 잠깐 직접 경험하며 어설픈 선견은 기대로, 기대는 감탄으로 변했다.  



* 잔도(棧道)

외진 산악 지대를 통과하기 위해 험한 절벽에선반을 매달아 놓은 듯이 만든 길.

벼랑에 구멍을 내 받침대를 넣고, 그 받침대위에 널빤지들을 놓아 만든 좁은 판자길.

(문화원형 용어사전)




“오실 때 되도록 등산화를 신고 오세요. 잔도가 나무 덱(deck)과 스틸그레이팅(철제)으로 만들어져있어요, 어제 내린 눈 때문에 미끄러울 수 있어요.” 이번 취재에 동행한 양재정 주무관(철원군청)의 조언을 따라 등산화 끈을 단단히 고쳐 매고 3.6km 떨어진 드르니 게이트까지 두어 시간 트레킹에 나섰다. 


30~50m 깊이의 한탄강 주상절리 협곡, 그 절벽 상부 허공에 놓인 폭 1.5m의 잔도는 크고 작은 13개의 교량과 3개의 전망대, 보행 덱, 10개의 휴게공간으로 구성돼있다. 교량 대부분은 걸음마다 꿀렁대는 출렁다리로 만들어진 데다, 단층교ㆍ돌개구멍교ㆍ화강암교ㆍ수평절리교 등 주변 지질에 따라 이름이 붙어 이야깃거리를 더한다. 


도보 길을 떠난 지 5분 여쯤, 첫 번째 전망대인 순담계곡 스카이 전망대가 나왔다. 잔도에서 반원 모양으로 둥글게 떨어져 나온 전망대를 거니니 짜릿하게 감돈 전율로 온몸이 근질거렸다. 그 아찔함은 한탄강 스카이 전망대에서 절정에 이른다.  투명 유리 바닥으로 변해버린 전망대에서 한 걸음을 떼기가 어찌나 힘들던지. 억겁의 세월을 간직한 주상절리 협곡을 붕붕 떠다니는 느낌이랄까. 걷는 내내 간담이 서늘했다. 



지난 4년간, 이 길을 만들기 위해 쏟았던 노력에 양 주무관도 감회가 새로운 듯했다. 2017년 잔도 환경영향평가, 재해영향성검토를 시작으로 국비, 도비, 군비를 총동원, 사업비 235억 원을 투입하여 2021년 10월 30일 주상절리길 잔도를 준공했다. 그 필요성은 합당했다. 그간 가을, 겨울에만 한정적으로 즐길 수 있던 주상절리를 이제 잔도의 탄생으로 연중 305일 동안 충분히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개장 이후(2021년 11월 19일) 작년에만 12만여 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어요. 올해는 벌써 3만여 명(1월 20일 기준)이 오셨고요.” 양 주무관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Tip 한탄강 주상절리길(잔도) 

잔도 바닥은 평소에도 미끄러울 수 있어 등산화를 신고 트레킹하길 권한다.  

각 매표소에 비치된 주상절리길 리플릿은 지도와 함께 각 교량 명칭과 주변 지질을 자세히 설명해, 챙겨야 할  필수 아이템이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트레킹 코스를 안전하게 완주하려면 준비운동은 필수, 잔도 내에서 취식은 절대 불가!  

샘소전망쉼터에만 화장실이 있어 출발 전 매표소 화장실을 꼭 다녀오시길!  


운영시간 : 오전 9시 ~ 오후 4시(동절기 오후 3시까지), 한 회차당(1시간) 300명 입장 제한 

휴 관 일 : 매주 화요일, 명절 연휴(설날, 추석) 

입 장 료 : 일반인 기준 10,000원(50% 철원사랑상품권 교환 지급), 철원군민 무료 

순담매표소 : 갈말읍 순담길 133. 033-452-2225. 주차 130대 가능 

드르니매표소 : 갈말읍 군탄리 산174. 033-452-9825. 주차 384대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