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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
129호
Nature & Crafts taste
고추냉이 벤처를 꿈꾸는 농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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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노 강원도청 대변인실
사진 박준욱 본지 객원 작가, 강원도농업기술원 산채연구소

농업의 블루 오션 ‘고추냉이’

대량 생산에 도전하는 벤처 농부들 

평창 ‘흥’, 태백 ‘로보팜’, 철원 샘통 ‘고추냉이가’


   


2021년 6월 10일 18시 43분.  

프로파일 Farmer Cha라며 한 블로그에 게시물이 올라왔다. 

‘농업법인 흥에서 국산 생고추냉이 근경 판매를 시작합니다. 100% 국산으로 강원도 평창에서 만들어낸 뿌리입니다.’  

사진과 함께 판매 가격을 공개했다. ‘40~59g(하) 10,000원, 60~79g(중하) 14,000원, 80~99g(중) 18,000원, 100~119g(중상) 22,000원, 120g~139g(상) 26,000원.’



한우보다도 비싼 셈인 농작물 생고추냉이. 

1kg에 20만 원을 호가하는 근경을 먹는 방법까지 안내하고 구매 선택지를 다양화해 공지한 이 사이트의 등장에 애호가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고급 호텔 일식당, 또는 유명 음식점 정도에서 제공해온 국내산 근경을 소매로 종류별로 사서 입맛대로 쓸 수 있으니 어쩌면 예고된 호응이었다.  


발단의 진원지는 평창. 농업법인 ‘흥’의 젊은 농부들이었다. 

40대의 차대로 대표와 친구 김현구 씨, 30대의 후배 장재영 씨가 그 주인공.  그동안 많은 농민이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특용작물인 고추냉이 온실 재배에 승부수를 던져 지난 2018년 평창으로 귀농한 지 2년 만에 2억 원의 매출을 올려 성공한 젊은 농부로 주목받고 있다. 농업의 블루 오션으로 진출해 최초 밭 근경 재배법 시도, 영양액 재배를 통한 대량 생산의 성공으로 안정된 수익 구조를 만들기까지 이들이 투자한 노력과 시간이 녹록지는 않았다. 


우선 와사비로 통용되는 국제 시장의 선진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2015년부터 세계 9개국 31개 농장을 방문했지만 산업 스파이 취급까지 당해 농장 입구까지 진입도 못 했던 일만 24번. 미주, 오세아니아, 유럽에 조성된 거대 카르텔은 그 안에서만 기술 이전이 이루어져 가입비에 해당하는 몇억 원의 수수료를 강요당했던 적도 있었다.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포기 직전까지 몰렸던 2019년, 비로소 미국의 한 농장과 판매 수익의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기술 협력 협약을 맺고 필요한 만큼 영양액을 사들일 수 있었다.  


서둘러 청년 창업 농을 신청했고, 받은 국비 7억 원을 합해 총 12억 원을 투자했다. 3,966㎡ 규모의 삼중 시설 온실을 만들어 3단 식물 공장을 완공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직접 설계하고 하나하나 시공한 맞춤형 시설 온실이다. 육묘장을 구비하고 LED와 영양액으로 생장시켰다. 강원도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 민간 전문가로부터 기술 자문을 위해 수없이 춘천을 오갔다. 

 


드디어 지난해 성공률을 70%까지 끌어올려 2억 7천만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올해는 조금 더 규모를 늘려 4만 주를 식재해 오는 3월부터 출하를 앞두고 있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고추냉이 대량 생산’이라는 블루 오션을 선점해가고 있는 흥의 농부들. 차 대표는 “꽃대부터 잎사귀까지 활용한 가공품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충주 동굴에서  실험 재배를 마쳐 본격적으로생산을 확대할 계획이에요. 평창에서는 3월부터 7월까지 출하할 수 있지만, 동굴에서는 연간 생산이 가능해 수출 활로도 뚫어볼생각입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태백의 농부들도 뛰어들었다. 지역 주민들이 뜻을 모은 ‘로보팜(대표: 남영애)’  

지난해 강원도농업기술원 산채연구소, 철원 플라스마 산업기술연구원과 함께 LED 광합성을 활용해 고추냉이 재배 기간을 늘리는데 성공해 첨단 농장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1만 2천 주를 분무 수경으로 생육해, 1년 내내 기를 수 있는 작물로서의 가능성을 알렸다. 폐열을 재활용해 식물에 맞는 수온을 맞추고 전자파 없이 식물이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박천규 연구사는 “효과적으로 식물 생장을 돕는 개별 자동제어 시스템으로 생산 비용을 25% 가량 절감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들에 앞서 국산화에 앞장서 기업으로 일군 농부도 있다. 철원 민통선에 대규모 재배단지를 조성한 농업회사법인 ‘철원 샘통 고추냉이(주)’다. 물 고추냉이로 성공해 지난 30여 년 동안 한길을 고집하며 농촌 융복합의 결실인 6차 산업의 모델을 제시했다. 뿌리 근경 이외도 장아찌와 고추장, 와사비 차인 ‘고와 차’, 고추냉이 함유 액상 차인 샘통수를 출시했다. 샘통 용천수 활용 송어 양식, 체험 행사도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에는 연 2천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성과를 거두었다.


농업법인 흥. www.heung.co. 0507-1314-1896. 평창군 대화면 하안미리1887-1 

농업회사법인 로보팜(주). 0507-1470-9103.  태백시 세곡길 136  

철원 샘통 고추냉이. saemtongwasabi.com. 033-455-1140. 철원군 철원읍 금강산로 

태백육묘. 033-554-5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