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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
129호
Nature & Crafts taste
세계에 알린 ‘Winter In Sokcho’
VIEW.332
조은노 강원도청 대변인실
사진 조정은 인플루언서, 연합뉴스 

Winter in Sokcho

Hiver à Sokcho  

2021 전미 도서상 수상작 ‘속초에서의 겨울’을 따라


   


“야경 찍기 좋은 스폿 한 곳 소개해 드려요. 예쁜 이곳은 대포항입니다. 낮에도 예쁘지만, 밤이면 더, 더, 더, 더, 더 아름다워지는 이곳!!!” 

인플루언서 조정은 작가가 지난해 겨울이 막 시작되던 계절, 속초시의 의뢰를 받아 지역의 명소와 야경을 몇 달간 취재하면서 결과물을 수시로 개인 SNS계정에 올리자 실시간 댓글이 주르륵 올라왔다. 


“새우튀김만 사러 가던 대포항이 이렇게 멋진 곳이었다고요? 가는 곳마다 다 가고 싶더라고요. 저런 곳이 있었네요!” “와! 이런 곳이 있었다니” “겨울이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네요. 멋진 모습이네요.” “어머, 눈썹달까지 너무 예뻐요.” “바닷가 풍경과 초저녁달이 참 멋지게 어울리는 곳이네” “은빛 백사장이 있는 곳 맞아요?” “곧 여행 가는데 여기도 꼭 가봐야겠어요.” “너무 멋져요. 가보고 싶네요.” “와 동화네 동화예요”. “정말 눈부시게 멋져요.”



수시로 오고 가다가, 결국 한 달 살기를 자처했던 그는 혼자 보기 아쉬운 장면, 감동을 함께했으면 하는 장소들과 순간들을 그의 독자들과 공유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해맞이도 해변에서, 대포항에서, 코로나19 시작 전까지만 해도 발 디딜 틈 없던 전통시장에서, 영금정에서, 인어의 연인상이 있는 설악 해맞이 공원에서도. 


지역 사람들도 심심찮게 발자국을 남겨줬다. 

“너무 예쁘네요. 태어나고 자란 곳이라 더 애정이 갑니다. 살았던 곳인데도 어찌 저렇게 처음 보는 곳처럼 작품 사진이 나올까요? 신기방기” “아니, 대포항을… 강릉 왔는데, 가봐야겠어요.” 

영랑호수 공원이 획득한 ‘좋아요’ 수는 5,708개, 설악해맞이공원은 2,084개.


이즈음 속초의 온라인 검색 키워드의 화제는 미국으로까지 이어진다. 

Winter in Sokcho. Hiver a Sokcho. 속초에서의 겨울. 

지난해 11월 17일, 겨울 속초를 배경으로 쓰인 이 장편 소설이 미국 뉴욕 타임스 기사로 소식이 올라오면서다. ‘속초에서의 겨울’로 번역된 이 소설의 영문 번역본이 미국 최고 권위의 ‘내셔널 북 어워드(National Book Awards·전미 도서 상)2021’ 에서 번역 문학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사실이 보도된 것이다. 




저자는 엘리자 수아 뒤사팽(Elisa Shua Dusapin). 20대 초반의 젊은 작가의 첫 소설 등단으로 프랑스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2016년 초판본이 프랑스와 스위스에서 1만 5천여 부가 팔려나가며 베스트 셀러 목록에 올랐고, 같은 해 ‘로베르트 발저 상(Robert Walser Prize)’을 받으며 유럽에서 화제를 모았다. 한국어로도 발행하여 당시 속초시에서 작가를 초청, 콘서트를 개최하고 작품의 배경이 된 장소를 찾아가는 답사 여행을 진행했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프랑스인, 어머니가 한국인으로 한인 2세면서 현재 스위스에 사는 젊은 한국계 프랑스-스위스인인 작가는 당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정경조선, 신용관, 2016.12.21.)에서 소설의 주요 배경지로 선택한 까닭이 “아버지의 고향이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인데 처음 왔을 때 불현듯 노르망디가 생각났다. 알다시피 2차 대전 격전지이고, 속초는 남북한 군사분계선에 가깝다. 그런 점에서 두 지역이 유사성이 있다고 느껴져 소설로 형상화하려는 욕구를 가졌다.”라고 밝혔다.실향민들이 거주해 이 지역의 명물이 된 ‘아바이 마을’이 가진 상징적인 분단의 아픔, 제2차 세계대전의 상흔이 있는 노르망디.

다음 세대가 되어서야 사라질 법한 태생적 사연이 소통할 수 있는 소재가 될 수 있을까?


이 소설에서 ‘속초= Sokcho’의 등장 횟수는 무려 30번.

한국의 문화를 알 수 있는 키워드도 다양하게 등장한다. 한복과 설 차례 의식, 설상화, 설악산, 울산바위, 설악산 국립공원, 찜질방, 해녀, 어시장, 낙산사, 휴전선, 비무장지대, 강원도, 검문소, k-pop, 한국전쟁, DMZ 박물관, 평양, 심지어 저자는단군신화 이야기도 풀어낸다.

속초를 배경으로 이어지는 주인공의 삶에서 지역 색채는 무척 진하고, 한국의 문화는 자연스레 드러난다.


북한과 가까운 작은 항구 도시로 설정된 속초에서, 유럽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혼혈의 젊은 여인과 고향 노르망디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으로 영감을 찾으러 온 프랑스 만화가의 만남.  



둘의 경험에서 문어, 오징어순대, 떡볶이, 해물파전, 막걸리, 전복과 해삼, 미역국, 쌀밥, 마늘장아찌, 도토리묵, 떡국, 독을 품은 생선 복어 같은 음식문화도 온전히 설명한다. 동해안을 따라 형성된 해안 도시들을 때때로 해산물로, 바다와 얽힌 이야기들로, 언제나 볼거리들을 전해준 그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살아있어 소설로 세계에 알려지는 우리 이야기가 몹시 기껍다. 


이미 수년의 세월이 흘러 소설에서의 속초는 지금과는 매우 다르지만, 그곳을 지키는 사람들은 여전하다. 이제 설악대교 전망대에서는 아바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 청초호가 한눈에 들어오고 금강대교의 야경은 이 도시가 살아있음을 알려준다. 조정은 작가가 좋아하는 밤의 풍경이다. 

 ‘가을날 봤던 안개가 시적이고 아름다워 선택했다’라는 저자의 언급처럼, 세기의 스테디셀러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듯이, 부디 해가 거듭될수록 많은 외국인이 찾아오기를 바란다.



문의 : 속초시청(www.sokcho.go.kr), 아바이 마을(www.abai.co.kr), 033-633-3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