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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
127호
Nature & Crafts taste
만추를 즐기는 설악산 주전골과 만경대
VIEW.513
조은노 강원도청 대변인실, 사진 주민욱 본지 객원 작가

만추를 즐기는 최고의 하루 코스

설악산 오색 주전골과 만경대

64일간 딱 하루 5천 명에만 열려



   



역시 가을 햇빛이다.

날이 좋아서, 하늘이 높아서, 볕이 예뻐서 더 반짝이는 숲.

사시사철 유명세가 있지만 언제나 다시 찾아와도 모자람 없이 늘 단풍이 지는 이 계절이 돌아올 때 다시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히는 설악산.


금지구역이었던 구간들을 하나씩 개방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소개하기도 여러 번이었지만 단풍이 곱게 물들 때 다시 촬영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차,

무장애 탐방로를 만들어 깊은 산속의 장엄함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코스가 완비되었다는 소식에 지난해 깊어가는 가을, 길을 나섰다.


그리 높지 않은 동네 산도 힘들어하는 부모님이 “언제 다시 가볼 수 있겠냐?”는 넋두리에 드라이브 삼아 함께 다녀왔는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지인의 경험담에 취재를 맘먹었다.

목적지 설정은 오색분소, 혹은 설악산 약수터 탐방지원센터. 경유지는 한계령 휴게소.국도를 타고 한계령을 거쳐 오색 약수로 가는 길이다.

2시간 이상의 등산을 원하는 이들은 만경대까지 다녀오면 되는 코스.



44번 국도를 따라 인제로 들어서고, 한계령 옛길로 접어들면 바로 오색으로 물든 숲으로의 질주다.

한껏 달리고 나면 자욱한 안개에 휩싸인 휴게소가 모습을 드러낸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랴. 감자떡을 하나씩 입에 물고 인생 숏을 남긴다.

2~3년에 한두 번은 꼭 들르는 여름이면 신록으로, 겨울은 설경으로, 가을은 또 온통 붉음으로 매번 새롭다. 동행도 매번 다르고, 계절도 매번 다르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설악산의 비범함을 감탄하며 단풍을 눈에 담으니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따로 없다.

약수터 탐방지원센터까지 단숨에 도착해 길을 텄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발발 이후 강화된 탐방 예약시스템에 맞춰 신청했으니 모바일 체크하면 입장 완료.

약수터를 지나니 작은 사찰 ‘성국사’가 보인다. 낯설게도 이 사찰이 기억에 있었나 싶은데 경내로 들어서면 높이 약 5m로 통일신라 시대의 석탑으로 보물 제497호인 양양 오색리 삼층석탑(양양군 서면)이 모습을 보여준다. 사찰 처마 끝에 걸린 설악산을 뒤로하고 카메라 앵글로 맞추면 한 폭의 그림을 완성한다.


설악산 국립공원이 이 코스를 무장애 탐방로(barrier free trail)로 명명했다는 이정표를 스쳤다.

깊은 숲 아래, 울퉁불퉁한 길목마다, 무수한 돌들로 위험해 보이는 산길 위에 블록으로 포장과 휴게 덱을 설치하고 곳곳에 완경사 덱을 만들었다. 참 편하다.


대청봉을 오른다는 각오로 준비를 하지 않아도, 산책처럼 1시간 내외로 설악의 깊은 산속을 거닐 수 있어 어르신들에게, 등산을 싫어하는 청춘들에게 안성맞춤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천불동 계곡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주전골이 안전한 보통의 탐방로가 되었다. 단풍을 보겠다고 한계령 도로에 차를 세우고 암벽을 타듯이 선녀탕까지 몇 시간 동안 거꾸로 내려오며 감탄했던 오래전의 기억은 옛말이 됐다. 차에서 내려 불과 10여 분 남짓만 걸으면 온통 기암괴석이 웅장함을 드러내고 있다니. 대청봉까지 가려는 등산객들도 많지만, 손을 잡은 연인들,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들, 삼삼오오 친구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가벼운 차림의 관광객들이 태반이다. 우뚝 솟은 독주암과 선녀탕, 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는 원석 금강석이 만들어 놓은 금강문을 지났다. 소원을 말하고 통과하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다는 설명에 냉큼 발을 들이밀었다.


용소삼거리에서 흘림 골로 가는 탐방로는 2016년 7월 이후 금지되어 아직 해제가 풀리지 않았다. 이 구간이 공개되는 날이 언제일지. 학수고대하는 이들이 많겠지. 다음이 이무기의 전설이 깃든 용소폭포. 여기까지가 3.2km이다. 등산을 목적으로 빨리 걸으면 30분.

단풍놀이로 사진도 찍고 쉬엄쉬엄 즐기면 2시간도 금방이다. 단풍 구경을 왔다면 여기서 회귀.


만경대로 가려면 한계령 도로에 자리 잡은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에서 다시 한번 체크를 하고 숲으로 들어서면 된다. 여기서부터는 급격한 경사가 이어진다. 만경대까지 거리는 2km지만 제법 운동하는 재미가 있다. 오르락내리락. 오래된 노송들과 거목에 반하는 순간, 만경대에 다다른다.

마주 보이는 능선에 점봉산, 망대암산, 별 바위, 만물상, 한계령이 자리했다.

올해도 역시 10월 말 즈음 만산홍엽 일터. 9월 10일부터 문을 열어 오는 11월 14일까지 하루 5천 명의 입장을 허락했다.





설악산은 196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국제적으로도 그 보존 가치가 인정되어 1982년 유네스코로부터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는 지역이다. 총면적은 398.237㎢. 인제군과 고성군, 양양군과 속초시에 걸쳐 있다.

주봉인 대청봉을 비롯하여 소청봉, 중청봉, 화채봉 등 30여 개의 산봉우리가 있다.

탐방 코스 : 약수터탐방지원센터↔주전골↔용소폭포탐방지원센터(발열 체크)→만경대→약수터탐방지원센터

탐방 예약 : 5,000명. 인터넷(https://reservation.knps.or.kr), 현장 접수

운영 기간 : 9. 10 ~ 11. 14. 8시~18시

입장 마감 : 9~10월 8시~15시 / 11월 8시~14시

문의 : 033-801-0900, 033-801-09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