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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DMZ 샘통의 고추냉이

  • Date.2017-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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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샘통의 ‘고추냉이’

 

DMZ 천연기념물 샘통의  

물 먹고 자라, 흙까지 달라 
 

 
 

고추냉이는 와사비란 이름으로 익숙하다. 

 

생선회를 먹을 때에 곁들이는 옅은 녹색의 톡 쏘는 향신료이다. 고추냉이의 뿌리를 강판에 갈아서 쓴다. 잎과 줄기에도 이 향이 있다.  
  

고추냉이를 ‘맵다’고 하는데, 잘못된 표현이다. ‘맵다’는 말은 고추의 캅사이신 성분 등이 혀나 피부를 자극할 때에 쓴다. 촉각의 언어이다. 고추냉이는 고추처럼 혀의 점막을 자극하지는 않는다. 고추냉이 특유의 휘발 성분이 코 안쪽을 찌른다. 후각을 자극한다. 그러니 촉각의 언어인 ‘맵다’는 말은 고추냉이에 적절하지 않다. 
 


고추냉이는 ‘톡 쏘는 화사한 향’이 있다고 하는 것이 바르다.

그러고 보면, 고추냉이라는 이름도 어색하다. 식물분류학상 고추와 거리가 멀고, 그 맛과 향도 고추와는 계통이 다르다. 이 식물은 예부터 일본음식에 널리 쓰이었고, 따라서 국내에 일본어인 와사비로 먼저 알려졌다.

일본어 순화정책에 의해 만들어진 말이 고추냉이이다. 와사비와 비슷한 한국 전통의 향신료로 겨자가 있다. 쓰임새가 비슷하다. 와사비의 순화어로 왜겨자나 녹겨자, 물겨자, 뿌리겨자 등등으로 검토되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일본에서는 온 음식에 고추냉이를 쓴다. 생선회, 초밥, 메밀국수, 우동, 튀김 등등에 양념으로 먹는다. 한국인도 고추냉이에 꽤 친숙하다. 한국식 생선회에도 고추냉이는 필수이다. 그러나, 진짜 고추냉이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체로 조금의 고추냉이에다 양고추냉이인 홀스래디시를 섞은 제품을 흔히 쓴다. 

 

‘와사비의 나라’ 일본에서도 이 제품을 제법 쓴다. 가격 때문이다. 고추냉이는 일본에서도 비싸다.

고추냉이는 한반도와 일본, 시베리아 지역이 자생지라 하나 한반도 자연에서는 찾기가 어렵다.

재배하기도 어렵다. 고추냉이는 땅에서도 자라지만 물에서 키워야 상품 가치가 높다. 물도 그냥 물이 아니라 흐르는 물이어야 한다. 여름에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지 말아야 하고 겨울에도 수온이 10도 아래로 내려가면 안 된다. 이 조건을 만족시킬 만한 곳이 한국 땅에서는 정말 드물다. 그래서 고추냉이는 늘 일본에서 수입하여 썼다.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의 민통선 안 샘통 지역에서 고추냉이를 재배하고 있다. 1998년부터인데, 국내 고추냉이 재배지로는 여기가 유일하다. (물재배 기준이다. 잎을 얻기 위한 고추냉이 밭 재배가 강원도내에 몇 곳 있다.) 샘통에서 고추냉이 재배가 가능한 것은 온전히 샘물 덕이다. 사계절 수온이 일정한 물이 퐁퐁 솟아난다. 그래서 지명이 샘통이다.

물만 깨끗한 것이 아니다. 검은색을 띄는 굵은 입자의 흙도 특별나 보인다. 철원에 화산 활동의 흔적이 있는데, 화산토일 것이다. 일본 바이어의 수출 제의가 있었으나 현재는 국내 수요에만 맞추고 있다고 한다. 주로 호텔 고급 일식당에 납품된다.

 

고추냉이의 ‘톡 쏘는 화사한 향’은 잡내를 누르는 데 더없이 좋다. 생선회며 초밥에 이를 붙이는 까닭도 생선 비린내를 밀어내기 위해서이다. 쇠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에서도 활용된다. 입과 줄기를 이용하여 절임을 만들기도 한다.  

 


한국 음식에서는 아직 다양하게 쓰이고 있지 않다. 철원의 한 식당에서 고추냉이 잎을 갈아 넣은 돼지갈비를 맛보았다. 돼지비린내가 충분히 잡혔고 돼지갈비의 맛이 가볍게 느껴졌다. 

 

장아찌도 특별났다. 민통선 안의 국내 유일의 고추냉이이니 더 특별났다.
 

 
 

글: 황교익 유명 맛 칼럼니스트, tvN 수요미식회 패널리스트, 강원도 명예도민

사진: 박상운 강원도청 대변인실

촬영협조: 샘통농장, 철원군 철원읍 금강산로 23, 033-455-1140 www.okwasabi.com 철원 오대갈비 033-45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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