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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활자로 보는 동백꽃 展, 책과 인쇄박물관

  • Date.201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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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로 보는 동백꽃
, 책과 인쇄박물관

작가와 인쇄공의 영혼이 담긴 예술과 만나다

 

 

 

 


# 프롤로그

자음과 모음의 조합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총 글자수가 얼마일까요?”

전용태 관장이 안내를 해주며 물었는데 답을 못했다. 전 관장은 혹자는 13,500자 혹은 10,350자라고 하는데 정확히는 모릅니다. 한번 찾아보세요. 그만큼 위대하지요. 세상 어디에도 이런 글자는 없으니까요라고 했다.

 


그래서 찾아봤다.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들여다 봐도 딱히 정확한 조합 수를 알려주는 곳이 없었지만 이름 꽤나 알려진 사람들이 말하는 수치는 최대 11,172자이며 그 중 현재 쓰이고 있는 문자는 2천자 정도라고 나와있었다.

 


서양보다 200년이나 앞선 세계최초 금속활자 사용국인 대한민국. 이러한 사실들을 기억하고 체험하는 장소가 바로 춘천 실레마을 걸어서 김유정길에 자리잡은 책과 인쇄박물관이다.

 


# 책과 인쇄박물관

춘천시 신동면 풍류1. 뒤로는 금병산 자락이 펼쳐져 있다. 김유정문학촌이 지척인 곳이다.

이름에 맞게 건물 외양도 몇 권의 책을 나란히 세워놓은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항공촬영을 하면 책을 세워놓은 모양이라고 했다. 평면은 종이를 쪽지 모양으로 접은 형태를 띠고 있는 이 건물.

종이로 시작해서 인쇄로 만들어내는 책과 그 모든 것을 상징하는 것일까?

 


인쇄의 문화와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관장이 신문사와 인쇄관련업을 하며 평생을 모은 자료들과 사재를 털어 20157월 문을 열었다. 설계만 2, 짓는데 2년이 걸렸단다. 10년간 수집해온 각종 인쇄관련 기계와 쉽게 접할 수 없는 고서적과 시집 초간본 등 희귀장서 3천 권을 200~300권씩 번갈아 가며 전시하고 있다    

 


# 납 활자, 100년의 역사

가장 압권으로 느껴지는 전시실은 지금은 사라진 납 활자와 활판 전시실이다.

무수한 납 활자는 셀 수도 없고 활판은 대충 훑어도 100년은 족히 넘은 것들로 보였다.

 


2층 높이까지 빽빽하게 활자본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일단 시선을 잡아 끌어 그 자체로 감동을 준다. 1884년에 설립된 한국 최초의 인쇄소인 광인국에 대한 설명과 당시에 사용되었던 인쇄 기계를 유추 할 수 있는 다양한 인쇄 기기들도 전시되어 있다. 잊히고 사라져가는 것들을 보존하기 위해 아끼지 않았던 노력과 시간. 그 결정체들이 전시관 곳곳을 채우고 있었다.

 


# , 인쇄공의 영혼이 담긴 예술

200페이지 단행본 하나를 만들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은 6개월. 원고에 적힌 내용대로 납 활자를 채워 조판을 만들고 교정에 재교, 3교를 거쳐 초판 인쇄를 한 후 페이지 순서에 따라 매거나 붙여 제본을 거친 뒤 비로소 책이 완성된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은, 글을 쓰는 작가의 고뇌만 담겨 있는 게 아니다. 종이 위에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 창작자의 고뇌가 반이라면, 거기에 숨을 불어넣듯 납 활자 조각들을 틀 위에 새기고 찍어내는 인쇄공의 고된 작업이 나머지 반이다. 그 숭고함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자세한 설명과 인쇄과정을 재현하는 관장의 손길에 살뜰함과 애틋함이 가득한 것은.

    


# 활자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체험 교실도 열려

인쇄 기계들을 전시실에 박제처럼 모셔놓고 눈으로 보고 감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기계에 온기를 불어넣고 손길을 닿게 하기 때문이다. 활자 하나하나를 새겨 넣던 인쇄 장인의 수고로움이, 지극한 정성을 직접 만지고 찍어보고 경험하며 그 과정을 체험하는 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전 연령대를 아우른 체험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김유정의 동백꽃을 당시의 활자로 찍어내어 복원하는 작업을 시도, 현재 활자로 다시 읽는 동백꽃 을 개최 중이다. 꼬박 6개월을 작업했다. 겨울부터 봄봄의 복원도 진행해 내년 3월에 복원본을 내어놓을 계획이다.

    


# 에필로그

우리가 보는 책 한 권 한 권은 모두 영혼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을 쓴 사람의 영혼과 그것을 만든 수많은 인쇄공의 영혼까지, 모든 영혼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물관의 이름인 의미에 대해 전 관장이 들려준 답변이었다.

 

 

독서하는 사람은 반드시 손을 모으고 꿇어앉아 공경스런 자세로 책을 대해야 한다.’

전시실 한 곳에 적혀있던 율곡 이이 선생의 말이 뇌리 속에 활자로 새겨지는 순간이었다.

한번쯤 이곳을 다녀간 사람이라면 책을 대하는 자세가 전과는 결코 같지 않으리라.

    

 

Tip: 김유정 문학촌 낭만누리 기획전시실에서 <활자로 다시 읽는 동백꽃>이 열리고 있는데 내년 1월까지 예정되어 있다. 전시회도 보고 지난 5월 새롭게 조성된 김유정 문학마을도 둘러보자.

김유정 생가와 기념 전시관, 봄봄 극장, 이야기 집, 김유정 작품 속 장면들을 따라가 보는 실레 이야기 길과 염색공방, 도자기공방, 한복 체험방, 카페와 식당, 민박 등 주변으로 볼거리, 즐길 거리, 체험할 거리가 가득하다.

 


문의: www.mobapkorea.com 춘천시 신동면 풍류1156, 033-264-9923

월요일 휴관, 관람료: 5,000(단체 관람 : 4,000/20인 이상 20% 할인)

 

 

: 김혜정 본지 객원 작가이자 프리랜서 방송작가

사진: 이석원 본지 객원 작가, 전은실 책과 인쇄박물관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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