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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세월속의 맛 옥수수

  • Date.201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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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손맛을 찾아 여기저기 식당을 기웃거리는

맛 사냥꾼이 되게 하는 추억속의 음식 옥수수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부는 때쯤엔 주름진 어머니의 얼굴이 자주 생각난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지친 몸을 끌고 집으로 향할 때도 골목어귀에서 맞던 어머니의 된장찌개 냄새는 따뜻한 위로가 되어 발걸음을 재촉하게 했었다. 우리 모두는 그때 비로소 알게 된다

 

음식은 맛으로 먹는 게 아니고 사랑으로 먹는다는 것을. 또 시간이 흐르면 그 맛의 기억은 그리움으로 이어진다는 것을.그런 어머님의 오래된 손맛을 찾아 길을 나섰다 

 

 

칠순의 박옥림씨. 50여 년 전 결혼으로 시작된 홍천군 두촌면의 살림집은 흘러간 세월의 무게를 짐작케 했다. 요즘은 좀체 보기 드문 가마솥이 있는 아궁이, 구석에 장작들도 쌓여있는 부엌이 옛날 그대로였다. 장작을 땐 때문인지, 가마솥에서 나는 음식 냄새인지, 오래된 벽장 특유의 고향의 향취 같은 친숙한 냄새가 남아있었다. 세월은 우리에게 형용할 수 없는 냄새를 기억 속에 던져주고 가는 게 분명하다.

 

 

열아홉 살에 시집을 왔는데 식구들만 열여섯이여. 산골 촌에서 어디 먹을 게 그리 만만한가? 고생들 엄청 했지. 그땐 가난해서 헐 수 없이 먹었지만 요즘은 누가 이걸 먹기나 하겠어? 우리는 그 맛을 기억하니까 가끔 별식으로 해서 먹지. 도시에 사는 애들도 내려오면 어릴 때 먹던 맛이 그립다고 해서 해주곤 하지. 엄마의 맛이라나? 뭐라나…….”


“끼니로 먹은 감자 붕생이, 감자옹심이, 옥수수 수제비, 조리법을 달리해서 감자 반대기, 감자적, 옥수수부꾸미, 칡잎을 싸서 만든 옥수수칡 떡을 해먹었지라며그 맛이 나려나 모르겠네!” 하신다. 순수한 감자 맛만 나는 것이 쫄깃하고 담백했다.

 

‘아, 옛날에 이런 맛으로 먹었구나!’  

 

  

그 중에 먹을수록 끌리는 희한 한 맛이 올챙이국수였다. 이 올챙이국수의 평가는맛이 있다와 없다로 양분된다. 아주 오래전 여행길 장터에서 궁금해서 한 그릇 사서 먹었던 내 기억에도 별 맛은 없었다. 이번에는 아궁이와 가마솥에서 뽑은 국수여서일까? 맛있었다

 

뭘까? 재료? ? 어머니의 손맛?

  

  

양념장을 얹어 열무김치를 곁들여 먹었는데 웬걸이런 맛을 어떤 음식에서 맛볼 수 있을까?’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독특하고 구수한 맛이 분명했다. 어린 시절에 먹었다면 추억에 젖어 다시 찾기에 충분한 맛이었다.

 

옛 생각들의 갈피가 두터워지게 하는 것은 음식이 주는 맛의 기억이 가장 크지 않을까 

 

 

게다가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해 주시던 맛은 요즘처럼 화려하진 않아도 가슴에 따뜻한 온기가 돌게 하기에 충분하다. 사랑의 기억은 힘겨운 일상에서 문득문득 가슴을 싸~아 하니 그리움에 젖어 들게 하고 어머니의 손맛을 찾아 여기저기 식당을 기웃거리는맛 사냥꾼이 되게 하는 것이다.  

  

찰옥수수 

 

 

 

강원도의 찰옥수수는 찌지 않고 삶는다. 일반 옥수수보다 단단한데도 당도가 높고 찰기가 있어 삶아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단다. 감미료나 소금을 넣지 않아도 충분한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올챙이국수

 

 

 

메옥수수 중에도 노란 황옥수수를 사용한다. 국수의 노란 빛깔을 내기 위해서다. 찰옥수수는 찰기 때문에 물에 쉽게 풀어져서 국수로써 사용하기가 어렵다. 하나하나 떼어낸 옥수수 알갱이를 깨끗한 물로 씻어내어 분쇄기로 잘게 부순 후 거름망에 넣어 옥수수 물을 우려낸다. 옥수수 물을 가마솥에 붓고 타지 않게 저어가며 가마솥에 끓이면 옥수수가 풀처럼 쑤어진다. 기포가 생기기 시작하면 뚜껑을 덮고 약한 불에 약간의 뜸을 들인다. 물 위에 틀을 놓고 끓여서 어지간히 식은 옥수수()를 누르면 올챙이 모양의 국수가 아래로 빠져 나온다.

 

틀과 물의 간격이 크면 올챙이 모양으로 알갱이가 뚝뚝 끊기고, 간격이 좁고 틀을 좌우로 옮겨가며 국수를 내리면 긴 형태의 국수 가닥이 된다.

  

옥수수부꾸미


 

 

찰옥수수를 갈아 약간의 소금으로 밑간을 하여 반죽한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부친다. 다른 부침보다 기름을 적게 부어야 옥수수 고유의 찰기가 나온다. 고소하고, 담백해서 먹을거리가 없던 시절, 최고의 주전부리였다.     

 

옥수수범벅


 

 

메옥수수를 갈아 약간의 소금으로 밑간을 하여 반죽한다. 물에 감자와 약간의 소금을 넣고 끓인다. 당시 시연했던 박옥림씨는 강낭콩을 넣었다. 끓는 물에 반죽한 옥수수를 숟갈로 떠서 넣는다. 감자와 옥수수가 익으면 감자를 으깨고 옥수수와 섞어서 먹는다.   

 

옥수수 수제비


 

 

메옥수수를 갈아 약간의 소금으로 밑간을 하여 반죽해 놓는다. 냄비에 썬 감자를 넣고, 간장을 풀어 끓인다. 끓는 물에 반죽한 수제비를 숟가락으로 뚝뚝 떠서 넣는다. 찰옥수수로 끓이기도 했는데 그 국을 예전에는 '풀어국' 이라고 불렀단다. 어느 정도 익으면 애호박을 채 썰어 넣는다.

  

옥수수칡떡


 

 

찰옥수수를 곱게 갈아 반죽을 한다. 영양소 보충을 위해 강낭콩 같은 단백질 재료를 넣어 같이 삶는다. 칡잎을 깨끗한 물에 씻어 준비한 후 반죽을 손바닥 크기로 떠서 얹은 후 잎을 반으로 접는다. 칡잎을 사용한 이유는 아마도 삶을 때 섬유질이 잘 풀어지지 않고, 한 여름에도 음식이 쉬이 상하지 않는 특징을 이용한 듯하다. 가마솥의 물이 끓으면 칡잎에 싼 옥수수를 켜켜이 놓는다. 칡잎은 쇤 것으로 둘러싸 떡이 달라붙지 않는다.

 

: 유명선

사진 : 이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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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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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7월 29일부터 7월 31일까지 홍천에서 찰옥수수축제가 열립니다~~ 맛있는 옥수수도 먹고 더위도 날리세요^^

    동트니 2016-07-29 11:21 삭제

  • 요즘 옥수수철이던데 갑자기 먹고싶어요~ㅎㅎ

    김설희 2016-07-25 14:44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