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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세월속에 깊어진 어머니의 손 맛!

  • Date.2016-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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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속에 깊어진 어머니의 손

 

 

 

우리의 어머니들은 딸로 태어나 소녀시절을 거쳐 일정한 나이가 되면 누군가의 아내가 되어 살아왔다. 스스로 선택을 하든 그렇지 않든 마치 저절로 어른이 되고 아내가 되고 어머니가 된 것처럼.

그러나 누군가를 남편으로 맞이하느냐에 따라 그 인생은 천차만별로 다른 삶을 살다 가게 된다. 그래서 속담에여자 팔자 뒤웅박팔자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느냐에 따라서 판이하게 다른 인생을 살다가는 것이다. 특히 지금의 어머니 세대들은 시대적으로도 가장 힘겨운 세월을 살아오셨다.

 



역사적 사실들을 배제 하더라도 우선 가정에서 남편을 거역하며 살 수 있던 시대가 아니었다. 가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 남편을 만나도 어쩌지 못하고 혼자 힘으로 자식을 키우며 살아야 했었다. 춘천시 물안 마을(북산면 부귀리)에 살고 계신 문경옥(76)씨도 그 중 한 분이다. 술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평생 술을 만들며 살았단다. “살아생전 무던히 속을 썩였다고 했다.


 

 

부귀리가 고향이여. 가평으로 시집을 갔다가 가족이 다 함께 들어왔어. 삼남매도 여기서 다 낳았으니까 꽤 오래 살고 있지. 영감은 하루도 술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이었어. 그 술 수발을 다 들고 산 거지. 며칠마다 한 독씩 술을 담아야 했으니까.


인근에 내 술 맛을 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어. 술이 맛있다고 소문이 나니까 이사람 저 사람 담아주라는 영감의 성화를 당할 수가 없었지. 자랑을 하고 싶었는지 모르지만 농사일에 아이들 키우랴 뼈 빠지게 일만 하면서 살았어.


에휴 주사는 또 어떻고……. 술이라면 넌덜머리가 나. 그래도 아들은 술을 입에도 대지 않아 다행이야. 그런데 몸이 저절로 기억을 하는지 그냥 담아도 술 맛이 기막히다고 들 하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막걸리 회사에서 비법을 배워가기도 했으니까."

 

평생을 일만 하다 늙어 손마디가 관절염으로 휘었다.

찾아갔던 날에도 장갑을 끼지 않은 채 밭일을 하고 계셨다.

   



그렇게 술 드시는 게 싫었으면 술을 담그지 말지 그러셨어요?"

그 땐 그런 걸 거역하면 큰일 나는 줄 알고 살았지. 지금하곤 달랐지. 무조건 남편이 원하면 해 줘야 했으니까. 우리 세대는 참 불행하게 살아 온 거여. 이젠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자식들만 편안하게 살면 되지, 이 나이에 뭘 바랄게 있겠어."

이런저런 얘기를 하시면서도 손은 옥수수술을 담그는 일을 멈추지를 않는다 

 

 

 

시간은 흐르고 세상도 달라졌다.

한 세대 뒤에 태어난 화천의 모현미(55)씨는 전혀 다른아내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이다. 그녀는 화천에서 태어나 자라고 여기서 가정도 꾸려 비교적 평탄한 삶을 살고 있다. 남편의 사회적 지위를 위해 많은 손님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음식을 대접하며 아내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며 살고 있다. 종종 남편과 와인 한 잔에 사는 이야기도 나누며 서로 신뢰와 사랑으로 가정을 잘 이끌며 살고 있다.


  

 

그녀가 해준감자국수도 남편의 손님들이 찾아왔을 때 특별음식으로 대접하며 내놓는 것이라고 한다. 보통 국수는 반죽을 해서 만드는데 이곳은 생 감자를 채 쳐서 몇 번 물에 헹구어 아린 맛을 빼고 물에 담근 뒤 백태로 만든 콩 물을 부어서 먹는다고 했다. 아삭거리는 게 시원한 무채처럼 생 감자의 아린 맛도 없고 콩 물과 어우러져서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특별했다. 자신은 남편을 위해 이런 내조의 방법을 택하여 살고 있고 지금의 삶에 대단히 만족한다고 했다.

 

 

 

이렇게 너무도 다른 아내의 길을 우리는 어찌 설명해야 할까? 시대적 상황의 차이? 타고난 환경과 팔자?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 어머니들의 세대는 너무나 힘겨운 삶을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딸들에게나처럼 살지 말라!”며 힘들어도 어렵게 교육을 시켜 온 것이다. 그리하여 덕분에 지금의 딸들은 조금 나아진 세상에서 살게 된 것이 아닐까?

 

새삼 힘겹게 지나 온 어머니들의 일생이 막막한 가슴으로 다가와 먼 하늘만 자꾸만 바라보았다

 

시원한 콩 물에 말아 먹는 감자국수


감자의 아삭함과 콩 물의 고소함과 우우러져 한 여름 더위를 달래는 별식이다. 생 감자를 얇게 채 썰어 맑은 물에 잠시 담가 아린 맛을 없앤다. 마른 헝겊으로 물기를 가볍게 닦아내고 백태로 만든 콩 물을 붓는다. 간은 소금으로 맞춘다. 

 

 

 


 

감자범벅


강판에 갈은 감자의 물기를 빼고 감자전분과 함께 반죽을 한다. 토막 내어 썬 감자와 강낭콩을 넣고, 간장으로 밑간을 하여 끓인 후 반죽을 조금씩 떼어서 넣는다. 어느 정도 감자와 반죽이 익어 가면 불을 줄이고 물이 졸 때까지 뜸을 들인다.

 

 




 

감자옹심이


강판에 갈은 감자의 물기를 빼서 감자전분과 함께 반죽을 한다. 반죽을 주먹을 쥐어가며 조금씩 떼어낸 후 손바닥으로 동글동글 말아 둔다. 버섯과 다시마를 물에 불린 후 채를 썰어 냄비에 들기름으로 볶아 물을 부어 끓인다. 끓는 물에 둥글게 말아 두었던 새알심을 넣는다. 약간 묽게 반죽해서 그런지 국물에 감자가 많이 풀려 약간 걸쭉함이 느껴진다.

 

 

 

 

 

 

<네이버 지식백과, 전통향토음식 용어사전>에서 언급된 감자옹심이는?

* 감자를 갈아 거른 건더기와 가라앉은 앙금을 섞어 소금 간하여 새알 크기의 감자옹심이를 빚은 후 장국에 감자옹심이를 넣고 끓이다가 애호박채, 어슷하게 썬 붉은 고추와 풋고추를 넣고 끓여 깨소금과 황백지단을 고명으로 얹은 것으로 강원도 정선ㆍ영월군 등지에서 시작된 요리이다.  옹시미로 쓰기도 하는데, 모두새알심의 사투리(방언)이다.


: 유명선, 사진 : 이인호 · 권혜정

  

권혜정 연구사(강원도농업기술원)가 밝히는옥수수 술의 기록 후기

 

문경옥씨를 만난 것은 2015 2월 초순이었다.

당시 여러 사람들의 추천을 받고 알아보니이젠 술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만나서 떼라도 써보리라작정을 하고 길을 나섰고 “설명만 하겠다는 분을 붙들고 몇 시간에 걸친 간곡히 부탁 끝에 결국그러마라는 승낙을 얻어냈지만 술을 금방 시연하지는 못했다.

 

옥수수, 누룩, 엿기름을 준비하는데 한 달 이상이 걸렸다.

드디어 3월 초순, 우리는 막걸리를 만들 수 있었다.


시연에 앞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주재료인 메 옥수수 구입이다. 건조하고 껍질을 벗긴 다음 다시 한 번 따개기를 해야 한다. 그리고 나면 이틀 이상 물에 담가 쓴맛을 완전히 빼야 한다. 충분히 빼지 않으면 막걸리가 쓰다고 했다.



다음은 엿기름 준비. 다른 전통 주와 달리 엿기름을 사용하여 술을 만든다.


보리를 3~4회 씻은 후 물에 20분 정도 담근 다음 채반에 건져낸다. 이렇게 하루에 한 번씩 씻어서 채반에 두면 일주일 뒤에 싹이 튼다. 싹이 튼 보리를 잘 말려서 엿기름 재료를 준비한다(이 작업은 며느리가 했다).

 

 

 

이제 누룩이다. 5~6월에 수확된 밀을 씻어서 건조하고, 싹을 틔워 곱게 간다. 밀 한말 반에 옥수수지게미를 섞어 누룩 장을 만든다(30×30cm). 음력 7월이 적기인데 특히 쑥을 싸서 매달면 더 좋다고 한다. 한 달 이상은 말려야 겉은 마르고 속은 덜 마른 상태가 된다. 다행히 만들어 놓은 누룩이 있었다.
 

이어서 옥수수술을 위한 밑술을 만든다. 먼저 밥짓기. 솔잎을 아래에 깔고 쌀을 넣어 시루에 찐다. 식인 후 누룩을 넣는다. 잘 버무려서 항아리에 넣고 물을 붓는다. 끝이다. 준비기간에 비해 밑술을 하는 작업은 정말 빠르게 끝났다. 항아리에 담근 밑술을 25℃에서 3일 정도 발효시킨다.

그리고 우리는 숙성을 기다렸다.



 

3일 뒤 3 12일에 우리 팀은 다시 찾아갔다. 새벽부터 옥수수엿기름을 만들 준비를 시작했다. 메 옥수수와 싹 틔운 보리와 물을 섞어서 분쇄기로 갈고 분쇄한 것을 가마솥에 넣고 끓인다. 나무장작으로 가마솥에 열을 가하면 엿기름 물이 끓는다. 2시간 정도 지난 다음에 베 보자기로 걸러낸다.


이 건져낸 지게미를 가지고 누룩을 만드는 것이 경험이 가져온 할머니들만의 비법이다.

여과한 옥수수엿물을 다시 가마솥에 넣고 끓인다(3시간 이상 끓이는데 옥수수엿물이 농축이 덜 된 것으로 술을 담그면 신맛이 나고, 농축이 너무 된 것으로 술을 담그면 술이 안 된다). 농축 물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 식힌다. 1시간 이상 소요되었다(식지 않은 것을 넣으면 술이 쉽게 쉰다). 충분히 식힌 후에 누룩과 함께 옥수수엿물을 밑술이 있는 항아리에 넣고 다시 발효시킨다. 

이렇게 다시 7일 정도 지나면 술이 된다.



 

술에 들어가는 재료를 준비하는 정성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보통은 엿기름, 누룩을 사서 술을 담그는데 직접 모든 것을 준비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옥수수술은 엿기름 사용에 의해 주세기준에 따라 기타 주류로 분류된다. 막걸리로 분류되지 않는 점이 약간은 아쉬웠고, 그 점 때문에 강원도 특유의 옥수수술은 잊혀질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문경옥씨도 이젠 연세가 있으셔서 며느님에게 술 만드는 방법을 전수하고 있다고 한다. 춘천 물안 마을(033-244-0576)을 방문하면 며느리에게 전수되고 있는 옥수수막걸리를 맛보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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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수수술과 감자의 궁합이라 기대가 됩니다... 글 올리느라 수고하셨읍니다^^

    윤재길 2016-07-01 13:17 삭제